"다 귀찮아. 모르겠어" 명절에 만난 엄마, '이 증상' 나타나면 치매 의심입니다

파이낸셜뉴스       2025.10.06 07:00   수정 : 2025.10.06 07:00기사원문
[치매 1편] 놓치기 쉬운 의심 증상 8가지



[파이낸셜뉴스] ​ "요즘 들어 자꾸 깜빡한다"는 부모님의 말, 단순한 노화일까, 아니면 치매의 적신호일까?

치매는 현대인에게 암 못지 않게 두려운 질환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예상 치매 환자수는 약 97만명으로 내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치료 시작 시기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절 연휴 부모님과의 짧은 만남 속에서 놓치기 쉬운 치매의 초기 징후들을 포착하고, 조기 발견을 위한 구체적인 대처법을 알아본다.

치매란 무엇인가?


치매는 기억력·언어능력·판단력 같은 신경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장애가 초래된 상태를 말한다. 주로 65세 이후에 발병하지만 50대 이하 등 더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치매 초기 증상은 흔히 단순 건망증과 혼동되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다.건망증은 잊었던 내용을 떠올릴 수 있고 기억력만 저하될 뿐 다른 기능은 문제가 없지만, 치매는 기억을 잊은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하며 언어·계산 등 다른 인지 기능도 전반적으로 함께 저하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무엇보다 건망증은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치매는 뇌 신경세포의 영구적 손상과 퇴행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치매로 인해 상실한 기능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전체의 약 71%를 차지한다.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이 줄어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이 점차 상실된다.

그 다음 많은 것이 △혈관성 치매(17%)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비만 같은 기저질환이나 과도한 흡연·음주 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뇌에 '루이소체'라는 이상 단백질이 쌓여 발생하는 △루이소체 치매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파킨슨병 치매와 병리적으로 비슷하지만, 루이소체 치매는 인지 저하와 운동 증상이 동시에 또는 1년 이내에 나타나는 반면, 파킨슨병 치매는 운동 기능 저하와 근육 경직 등 신체 증상이 먼저 나타난 뒤 수년 후 인지 기능이 악화되는 차이가 있다.

이 밖에 전두엽과 측두엽이 먼저 망가지는 △전두·측두엽 치매와 과음으로 뇌 손상이 반복돼 발생하는 △알콜성 치매, 매독균이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나타나는 △매독 치매 등이 있다.



치매가 의심되는 주요 증상 7가지


치매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전조 증상을 일찍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중 ①가족이나 친구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면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이것’ ‘저것’ 같은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특징도 나타난다.

②자주 다니던 길을 헷갈리거나 방향감각을 잃는 것도 치매의 초기 증상 중 하나다. 집으로 가는 길이나 동네에서 길을 잃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몰라 헤메는 경우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오전인지 오후인지, 무슨 계절인지를 빨리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등 ③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이 흐려지는 것도 치매 의심 신호다.

④간단한 계산이 어려워지거나 익숙한 일을 못하게 되기도한다. 물건값 계산이나 현금 인출기의 사용법이 낯설어지거나, 자주 하던 음식의 레시피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평소보다 ⑤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멍하게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특징이다. 낮잠 자는 시간이 늘어도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온화했던 사람이 별 것 아닌 일에 쉽게 화를 내는 등 ⑥급격한 성격과 행동의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매주 등산을 가거나 골프를 치던 사람이 귀찮아하며 피하는 등 평소 즐겨하던 취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처럼 인지 기능의 저하나 성격·행동의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치매의 종류에 따라 ⑦망상 현상이 선행될 수도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는 기억력 장애 없이도 "누가 내 물건을 훔쳐갔다"거나 "이 집은 내가 살던 집이 아니다"와 같은 말을 반복 하는 등 망상 증상부터 먼저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들이 두세개 이상 발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봐야 한다. 빨리 알수록, 발병 속도는 늦추고 치료방법은 넓힐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치매'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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