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중단 위기' 원그로브 1년만에 정상화.. 이지스자산운용 '빌드 투 코어' 전략 주목
파이낸셜뉴스
2025.09.23 18:09
수정 : 2025.09.23 18:09기사원문
국민연금과 윈윈, 자산가치 극대화
글로벌 운용사 입주로 임대율 95%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원그로브는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민연금과 함께 2021년부터 추진해온 '빌드 투 코어' 전략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 빌드 투 코어는 투자자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장기보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한 것이다.
원그로브 프로젝트의 차별점은 3년간 진행된 치밀한 '밸류애드' 과정에 있다. 실제 이지스는 개발 전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 기존 설계안 개선으로 오피스 전용 에스컬레이터와 보이드(VOID) 공간을 신설해 동선을 완전히 분리했다. 리테일 공간도 기존 80개에서 110개로 세분화해 다양성을 확보했고, 지하 1층에는 147m 길이의 곡면 LED '그로브웨이'를 설치해 단순 통로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지상 3층에는 라운지, 회의실, 수면실 등을 운영 중이다.
앞서 2023년 12월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원그로브 프로젝트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공정률 70% 상황에서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매입 결정을 철회하지 않았고 개발사업 대주단 37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사업 정상화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9월 성공적으로 준공했고, 올해 6월 그랜드 오픈을 거쳐 이달 현재 리테일 임대율 95% 이상을 달성했다. 통상 신축 대형 상업시설의 점포 임차인 모집이 마무리되는 데 수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여기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원그로브를 선택하며 오피스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그레이스타, 스타우드, 티시먼스파이어, 누버거버먼 등 세계적 운용사 10곳이 이미 입주했고, 10곳 이상이 추가로 입주 예정이다. DL그룹은 전 계열사의 원그로브 이전을 완료해 오피스 면적의 약 15%를 사용하는 핵심 임차인이 됐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원그로브는 빌드 투 코어 전략의 교과서적 사례인 동시에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오피스와 리테일 동선 분리, MD 구획 세분화, 147m 그로브웨이 설치, 오피스 어메니티 구성 등 적극적인 밸류애드를 통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한 케이스"라며 "시공사 워크아웃이라는 위기에서도 자산의 본질적 가치와 마곡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사업을 완수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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