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책' 효과 없나...집값 기대심리, 두 달 연속 상승

파이낸셜뉴스       2025.09.24 06:00   수정 : 2025.09.24 09:53기사원문
한국은행, 2025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발표
주택가격전망지수 9·7 규제에도 재차 상승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값 오름세 지속
소비자심리지수는 美관세 우려에 하락 전환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 6월 27일에 이어 이달 7일에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집값 상승 기대감이 두 달 연속으로 늘어났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다시 늘어난 가운데, 공급 중심의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유지된 결과다. 국내 소비자심리의 경우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 부진 우려와 건설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반 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9·7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기대감 2개월 연속 증가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2로 전월 대비 1p 상승했다. 지난 6월(120) 이후 최고치이자 2개월 연속 상승세다. 해당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보다 많을 경우 100을 웃돈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일 서울과 수도권에 135만가구의 새 주택을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된 결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2%로 전주 대비 0.03%p 확대됐다. 특히 한강 벨트 비규제지역의 오름폭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달에 비해 상승폭이 축소되고 한창 고점이었던 6월에 비해서는 아직 좀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장기평균(107)보다는 높은 수준이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는 만큼 9·7 대책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도 다시 늘어난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8월 매매 거래량은 총 4017건으로 7월의 3945건을 넘어섰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열흘 가까이 남아 있는데 이미 7월 거래량보다 많은 것이다.

이 팀장은 6·27 대책 효과가 소멸됐나는 질문에 대해 “그 당시 주택가격전망 CSI가 120인 점을 고려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2달 연속 상승했지만 오름폭이 크지는 않아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건설경기 부진에 소비심리 반년 만에 주저앉아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전월보다 1.3p 하락하며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 지표다. 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며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표 중 현재생활형편(96)과 가계수입전망(102)은 전월과 동일했다. 나머지 지표 중 생활형편전망(100)은 폭염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1p 하락했고, 소비지출전망(110)도 1p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91)은 건설경기 부진 지속 및 대(對)미국 수출 감소 등으로 2p, 향후경기전망(97)은 미 관세 부과 영향 확대로 인한 수출 둔화우려 등으로 3p 떨어졌다.

이 팀장은 “건설 경기 부진 및 미국 관세 부과 영향 확대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이 반영돼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집계됐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 확대에도 국제유가 하락 및 SK텔레콤의 요금 할인 등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률 둔화 영향으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3년 후 및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5%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으로는 농축수산물(58.1%)이 가장 높았다. 이어 공공요금(43.4%), 공업제품(30.3%)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공공요금(+3.1%p) 및 농축수산물(+2.0%p)의 응답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4.5%p) 비중은 감소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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