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인도 손잡고 외교 새 판 짜야"

파이낸셜뉴스       2025.09.24 18:24   수정 : 2025.09.24 18:23기사원문
조원득 국립외교원 교수
'중국과 견주는 인도' 점차 현실로
트럼프 관세 압박에도 꿈쩍 안해
실용외교에 반드시 필요한 파트너
韓서 유독 저평가… 전문가 육성을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심화되고 전통 안보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같은 경제안보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도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교수(사진)는 24일 "인도의 중요성은 현재보다 가까운 미래에 더 크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가 인도의 중요성과 부상을 유독 강조하는 것은 연세대학교와 텍사스 A&M대학교에서 각 석사과정을 거치며 당시 지도교수로부터 배웠던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표 이론가 케네스 오르간스키 교수의 세력전이이론(Power Transition Theory)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오르간스키 교수는 지난 1958년 저서에서 1990년대 중국의 부상을 예견했다. 또 더 먼 미래에는 인도가 중국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의 전망은 수십년이 흐른 지금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조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숙명여대 글로벌 거버넌스 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와 캐럴대에서 비교정치학과 국제관계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국립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 아세안-인도연구센터에서 연구활동 중이다.

조 교수는 현재의 국제질서는 재편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전환기에는 새롭게 부상하는 국가와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국가가 공존한다. 특히 부상하는 국가들 가운데 국제질서의 흐름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한다.

조 교수는 "지금의 인도가 부상하는 국가의 대표 사례"라고 짚었다. 조 교수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인도를 분석함으로써 차별화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국제질서 대전환기에 도전해 볼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학문적 여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도 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때부터 인도태평양전략을 추진하면서 인도를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최근 인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시장개방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중단 압박 등으로 고율 관세 부과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조 교수는 지난 수년간 인도만큼 집중적 관심을 받은 나라는 드물다고 밝혔다. '세계 1위 인구대국' '미중 사이 줄타기의 달인' '탈중국의 대안' '세계 5위 경제대국'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 등 다양한 표현은 국제적으로 폭넓은 관심을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 교수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한국에서는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력이 커지고 외교적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현시점에서 전통적 파트너를 넘어 새로운 중점전략협력국 확보가 필요하다. 더구나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 국정과제에는 국제사회 공헌 및 참여를 통해 주요 7개국(G7)+ 외교강국 실현이 포함돼 있다.

조 교수는 "이러한 목표 달성 과정에서 인도는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확신한다"며 "한국이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지속발전하며, 선도적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인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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