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경마 영상으로 1700억대 도박판 만든 조직 '덜미'
파이낸셜뉴스
2025.09.25 13:38
수정 : 2025.09.25 13:37기사원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한국마사회의 실시간 경마 경주영상을 이용한 사설 경마사이트를 운영하며 도박 회원들로부터 14억원 상당의 도박 자금을 입금받은 운영자 등 11명을 한국마사회법위반(도박개장) 혐의로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중 공동 운영자인 A씨와 B씨는 구속됐다.
이들에 대한 범죄수익금 가운데 5억4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해당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도박 행위자 140명도 도박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은 한국마사회와 공조해 실시간 경마 영상을 이용한 불법 사설경마사이트 운영 정황을 포착하고, 도박자금 입금 계좌 분석 등을 통해 사이트 운영자들을 검거했다. 이어 운영자들과 연계된 도박자금 충·환전 조직 총책과 조직원들도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하는 실시간 경주영상을 해외 업체에서 제공받아 사설 경마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마사이트 운영자들은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별도의 자금 충·환전 조직과 연계해 도박자금의 0.3∼1%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자금 충·환전 조직은 대포폰과 타인 명의 계좌를 수시로 바꿔 쓰고, 별도 회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법으로 단속을 회피했다.
이들 조직은 한국에서 경마 경주가 열리지 않는 평일에는 일본 중앙·지방경마 경기를 제공해 매일 경마 도박이 가능하도록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유명 경마 유튜버들에게 접근해 도박 회원을 소개받거나 무작위 문자 광고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공식 경마장을 제외한 모든 온라인 경마 사이트는 불법"이라며 "이용 시 도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고 사기 피해 우려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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