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의 미국 사랑은 식지않아

파이낸셜뉴스       2025.09.28 18:04   수정 : 2025.09.28 18:04기사원문
국내증시 과열 부담 커지자
미국지수 ETF 매수 급증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미장(미국 증시)' 편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미국 증시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음에도, 개인들은 여전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28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8월 28일~9월 28일) 국내 ETF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미국 주식 관련 상품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개인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순매수 2위는 'TIGER 미국 S&P500'로, 321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KODEX 미국 S&P500'를 1326억원어치, 'KODEX 미국 나스닥100'을 1110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하며 3위와 4위에 올렸다.

이외에도 개인은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를 985억원어치, 'TIGER 미국나스닥100'을 947억원어치 각각 담았다.

반면, 국내 주식 관련 ETF는 단 두 종목에 불과했다. 이 조차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4769억원어치, 'KODEX 인버스'를 1078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의 수급이 이 같은 흐름을 보인 건 국내 증시에 대한 과열 부담 인식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41.12%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15.19%)와 다우 지수(7.99%)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많게는 6배 가량 차이가 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적극적으로 따라가기보다 미국 증시의 우상향을 기대하는 투자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코스피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고점 부담이 커진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미장 선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이 실적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이 미국 기술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융시장은 물가 둔화와 금리 안정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와 동시에 고평가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린 전형적인 과도기 국면"이라며 "미국은 IT, 반도체 실적과 금리인하 기대가 단기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10월 중순까지 변동성 장세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그 이후에는 실적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익 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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