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햅쌀' 풀린다… '천정부지' 쌀값 한풀 꺾일듯

파이낸셜뉴스       2025.10.02 16:14   수정 : 2025.10.02 20:42기사원문
올해 쌀 작황 평년보다 양호
지난달부터 쌀값 증가세 저조
정부, 수확기 대책 수립 계획

80㎏에 22만원을 넘어서던 쌀값이 10월 들어 내려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쌀 생산량 90%를 차지하는 품종인 중만생종(늦벼)이 수확철에 접어들며 쌀 공급이 늘기 때문이다. 9월 쌀값 증가세가 멈칫하는 흐름 역시 쌀값이 꺾이는 시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쌀 작황이 좋을 것으로 전망하며 햅쌀(그해에 새로 난 쌀)이 판매되는 이달 중순 이후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9월 산지 쌀값은 80㎏에 22만5129원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평년 9월(18만8827원) 대비 19.2% 높다. 전년동월 17만4955원 대비 28.7% 더 높다. 쌀값이 전년 대비 많이 오른 이유는 이상고온에 따른 작황부진, 올 6월 이후 미곡종합처리장(RPC)의 벼(원료곡) 부족에 따른 벼값 상승 등이 맞물려서다. 또한 수확기를 앞둔 지난해 9월 쌀값이 전년동월 대비 12.6% 급락하자 정부의 공급량 조절 대책도 반영됐다.

특히 지난해 이상고온에 따라 수확한 벼에서 백미가 많지 않았다. 벼의 무게 대비 최종 얻어진 백미 무게가 차지하는 비율인 '도정수율'은 평년 71.7%다. 하지만 올해는 68.4%에 그쳤다. 벼 100㎏을 도정하면 평소 백미 72㎏이 나왔지만 올해는 68.4㎏에 불과한 것이다. 벼가 등숙기 때 고온이 지속되면 벼가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껍질이 두꺼워져 쌀알이 줄기 때문이다. 당초 RPC 예상 보다 벼에서 나오는 백미가 적어 벼값이 오르고 다시 쌀값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벼값 상승에 따라 6월부터 산지쌀값이 상승했다"며 "산지 쌀 가격은 보통 수확기(10∼12월) 이전에 재고가 줄어드는 단경기(7∼9월)에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8월 조생종, 9월 중생종, 10월 중만생종이 나온다. 중만생종이 전체쌀의 90%로 이달 공급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10월에 접어들며 중만생종 수확이 본격화되면서 쌀값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쌀 작황은 평년 보다 양호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 '2025년 쌀 예상생산량조사'에 따르면 예상생산량은 357만4000t으로 전년(358만5000t)보다 1만1000t, -0.3% 감소할 전망이다. 쌀의 과잉생산 및 1인당 쌀 소비량 감소로 재배면적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반면 10a당 생산량은 지난해 514㎏ 보다 높은 527㎏으로 전년대비 2.7% 늘어날 전망이다. 2021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생산량은 수요량을 상회하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10a당 생산 단수가 높고 그간 2024년산 정부 양곡 대여(약 5만5000t)도 추진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는 13일 정부, 생산자, 산지유통업계, 소비지업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개최해 올해 쌀 수확기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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