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상장 안해" 정관명시...삼성바이오 분할 임박

파이낸셜뉴스       2025.10.07 08:30   수정 : 2025.10.04 10:36기사원문
삼성바이오, 17일 인적분할 임시주총
정관에 '5년간 상장 않겠다' 명시
이해상충 등 불확실성 해소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음달 인적분할을 앞두고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관에 향후 5년간 분할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등 인적분할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성장동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7일 임시주총을 열고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한다.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설립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하기 위한 내용이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에 집중하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의 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분리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번 분할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갖고 있던 이해상충 등 리스크를 다소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22년 100% 자회사화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사업이 성장하면서 CD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들인 글로벌 신약 개발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간 엄격한 '파이어월' 구축에도 불구 이해상충 우려를 제기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글로벌 A사 간 블록버스터급 신약 약물 B계약에 경쟁조항이 삽입됐다. 이후 2024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약물B 시밀러 수주 계약 과정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존 A사의 약물B 생산 및 품질검사 공간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약물B 시밀러 제품과 공유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협의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약물B 시밀러 제품은 기존 생산시설인 바이오1 캠퍼스가 아닌 곳에서 생산하고 외주 시험업체를 통해 품질검사를 수행하게 됐다. 이로 인해 운영 복잡성 및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여기에 2024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글로벌 제약사 C사간 수주 계약 과정에서 C사의 약물 D, E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시밀러 개발 및 보유를 하고 있어 수주계약 체결이 지연됐던 사례도 있었다. 글로벌 제약사 F사의 경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동일한 실체로 인식해 수주계약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 측면에서도 CDMO 사업과 개발 사업이 혼재되면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 사업을 분리해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명확한 사업영역을 설정해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히 이번 분할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향후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정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개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적분할은 이해상충 등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도 순수 CDMO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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