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미중 AI 격차 크지 않다…정교한 전략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5.10.09 04:05
수정 : 2025.10.09 04: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AI 격차는 크지 않다고 단언했다.
황 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미 AI 모델들이 여전히 더 앞서기는 했다고 평가했다.
챗GPT, 제미나이 같은 최첨단 상용 AI 모델의 성능, 규모가 중국을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AI와 관련된 전반적인 기술 수준, 성능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오픈소스 모델로 범위를 좁히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황은 중국의 오픈소스 모델들이 미국에 비해 “훨씬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중에게 소스를 공개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이런 오픈소스 AI 생태계에서는 중국 모델들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오픈소스 AI모델들에 비해 훨씬 발전했거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AI에 필요한 전력, 중국이 월등”
엔비디아는 지난달 22일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해 엔비디아 AI 반도체로 구성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 당시 계획한 10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황 CEO는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에너지 측면에서는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의 비영리 기관인 에너지연구소(EI)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력 생산량이 1조와트시(wh)로 미 전력 생산의 2배를 웃돌았다.
“반도체, 없다고 말할 수 없어”
황은 중국이 반도체가 없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들에게는 화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에서는 정말로 고도의 기술로 무장하고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스타트업들이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반도체 등이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성능을 앞서는지는 모르지만, 화웨이는 이르면 내년 자사의 어센드 반도체로 강화된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어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AI 역량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수출을 통제했지만 이런 통제가 되레 중국의 자체 반도체 개발 확대를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것이 황 CEO의 평가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탁월한 AI 응용”
황은 “중국의 AI 응용이 믿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는 내가 꽤나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산업 수준에서 규제가 느슨하거나 부족해 중국 기업들의 신기술 채택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오는 2027년까지 전체 인구의 70%가 AI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AI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그는 “중국 시장은 거대하다”면서 “사용자 수가 10억명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어서 미국이 AI 경쟁에서 이기려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 그저 무시하고 떠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중국을 견제한답시고 수출 통제 같은 정교하지 못한 정책을 동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황은 중국은 이미 전세계 AI 연구자 절반, 기술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외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립으로 경쟁력 상실”
황은 미국이 실질적으로 미 기술을 미국 내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고립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이는 미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패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 기술이 전 세계와 융합하고, 전 세계에서 왕성하게 활용되지 못하도록 하면 미국은 결국 AI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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