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술’의 변신… 2030 전통주에 빠졌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0 08:00
수정 : 2025.10.10 08:00기사원문
저도수·세련된 디자인 등 더해
여성·젊은층 중심 수요 늘어나
유통업계, 셰프·브랜드와 협업
이색제품 출시 등 마케팅 강화
9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올해(1월 1일~9월 19일) 전통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특히 2030세대 매출 신장률은 20%에 달해 전통주 시장의 주소비층이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세븐일레븐은 최근 가수 장민호와 협업한 복분자 증류주 '호소주'를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 16도로 전통주 입문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라벨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단호흉배'를 모티브로 제작해 외국인 수요까지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24는 아이스크림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빵빠레', '설레임', '찰옥수수' 등 장수 스테디셀러를 전통주로 재해석해 출시한 것이다. 이 중 '찰옥수수주'는 우리 쌀과 옥수수를 활용해 고소한 맛을 살렸으며, 패키지도 원작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해 친숙함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IP 협업이 전통주를 처음 접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진입 장벽을 낮춰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CU는 주류 믹솔로지(칵테일 조합) 트렌드를 막걸리로 확장했다. 중식 셰프 정지선과 협업한 '고량탁'은 막걸리에 고량주를 더해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풍미를 구현했다. 하이볼로 대표되던 믹솔로지 주류 시장을 다양화하며 새로운 수요 창출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전통주 라인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에 있다. 과거 전통주는 고도수, 중장년 남성 중심으로 소비됐으나 최근에는 낮은 도수·과일 플레이버·세련된 디자인 등이 더해져 여성 및 젊은 세대의 수요가 늘었다. 아울러 외국인 관광객의 'K주류' 관심도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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