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전면에 재부상한 관세전쟁, 강세장 끝장낼까
파이낸셜뉴스
2025.10.12 03:26
수정 : 2025.10.12 03: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황소장(강세장)은 늙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죽는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기침체다.”
급락장세의 시작
뉴욕 증시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8일에도 기록을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 역시 10월 들어 세 차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10일 오전까지 상승흐름을 탔다.
그러나 이런 강세장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과 관세전쟁 재개를 선언하면서 끝장이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 인상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의 불필요성을 제기하며 미중 관세전쟁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 충격으로 3대 지수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모두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과 S&P500, 나스닥은 주간 기준으로 2.4~2.7% 급락세를 기록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2% 폭등한 21.66으로 치솟아 단숨에 심리적 저항선 20을 뚫었다.
이날 3대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엔 다르다”...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B 라일리 자산운용 최고시장전략가(CMS) 아트 호건은 “4월 이후 이런 돌부리를 길에서 마주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왠지 큰 놈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호건은 이 돌부리가 워낙 커 “어쩌면 바퀴가 빠질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바퀴가 빠질 정도로 큰 악재를 트럼프가 던졌다는 우려는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그 바탕이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 4월 저점 이후 30% 넘게 폭등했다.
당시 트럼프가 관세를 대거 유예하며 관세전쟁 우려가 완화된 덕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겁을 먹고 도망친다는 뜻의 “타코(TACO)”가 회자됐다.
그렇지만 이어진 사상 최고 행진으로 인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매출액 대비 주가(P/S) 비율’이 4월 2.8배 수준에서 현재 3.37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완벽한 시나리오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증시가 약세로 돌변할 여지가 높아진 상황에서 트럼프 관세전쟁 재개라는 악재가 터졌다.
실적 VS 경기침체 우려
관세전쟁 우려에 다시 빠지기 직전 “상승장을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 이른바 포모(FOMO)에 따른 과열을 우려하던 시장은 이제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침체를 걱정하게 생겼다.
이런 경기침체 우려는 관련주 동향으로 뚜렷하게 감지된다.
‘경기동향 풍향계’라는 별명이 있는 물류업체 페덱스 주가는 10일 5.2% 급락했다. 페덱스는 증시 호황 속에서도 올해 20% 넘게 급락해 투자자들의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또 다른 지표는 지역은행들이다. 국제 시장 비중이 높은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과 달리 지역은행들은 각 지역 경기동향에 민감하다.
지역은행들 주가도 10일 된서리를 맞았다.
다만 증시가 3분기 실적시즌을 계기로 다시 상승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낙관 전망도 나온다.
뉴욕증시는 14일 JP모건 체이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의 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3분기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순익이 전년동기비 18%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트럼프의 도발로 인한 불안감과 탄탄한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 사이에서 증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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