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4500만원, 감금·폭행 없음” 캄보디아 ‘고수익 알바’ 구인글 여전
파이낸셜뉴스
2025.10.14 07:15
수정 : 2025.10.14 07: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류만 전달해 주면 큰 수익을 주겠다' '여행에 동행하면 비행기 값을 대주겠다'는 말에 속아서 납치당하는 경우가 있다(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장).”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고문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캄보디아행(行)을 권하는 구인글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텔레마케터 구인글 하루에만 20건
13일 연합뉴스는 이날 오후 2시께 한 동호회 커뮤니티의 구인 게시판에 "최고의 고수익 일자리"라며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일할 'TM(텔레마케팅) 직원'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평균 월급이 1500만∼3000만원에 달하고 지난달 한 직원은 월급 4500만원을 받아 갔다며 "돈 못 버는 곳에서 더 이상 고생하지 말라. 벌 수 있을 때 빠르게 벌고 내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고 홍보했다.
또한 "감금·폭행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은 없고 쓸데없이 그런 의미 없는 짓을 하지도 않는다"며 "안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회사 운영진들은 오직 같이 일해서 서로 돈 많이 벌자는 '윈윈' 마인드뿐"이라며 보안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에는 고수익 일자리를 앞세우며 해외에서 일할 '텔레마케터'를 찾는다는 구인 글이 이날 하루에만 20여건 게시됐다. 또 참여자가 7800여명에 달하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는 전날 "일자리를 구한다"는 메시지에 "통장 3개와 모바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하고 캄보(디아) 올 수 있느냐. 월 500(만원) 맞춰드린다"는 답장이 달렸다.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글에 혹해 캄보디아로 향했다가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범죄에 연루돼 감금·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금전적으로 급한 사람들이 '이번 한 번만큼은 별 문제 없겠지'하는 막연한 안도감에 와서 이런 일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5월 당근마켓에도 구인글..."현재는 원천 차단"
건당 40만원 지급을 약속하며 "캄보디아에 서류 가져다주실 분 찾는다. 비행기 표는 저희가 왕복으로 발급해드린다"는 당근마켓 구인 글도 뒤늦게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유되며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문제의 구인 글은 지난 5월 게시돼 확인 뒤 12분 만에 삭제됐다"며 "현재는 해외 취업 구인 글은 전면 금지해 자동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조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사이버수사대 등을 통해 의심스러운 글들을 차단할 방침이다.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불경기에 지친 청년들에게 '전문 범죄꾼'들이 던지는 터무니없는 미끼에 절대 혹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외교적 대응과 엄정 수사와 더불어 수상한 구인 글들을 신속하게 삭제·차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