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아파트?"...단독주택 사는 노인,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높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4 19:00
수정 : 2025.10.14 1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단독주택이나 임대주택에 사는 노인이 아파트에 사는 노인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도쿄과학연구소, 3만8731명 6년간 추적조사
연구팀이 연구를 하는 기간 중 881명(2.3%)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가운데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주거 형태와 급성심근경색,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사망 기록을 연계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자가 아파트 거주자(owner-occupied flats)보다 자가 단독주택(owner-occupied detached houses) 거주자, 임대 아파트(rental flats) 거주자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임대 아파트 거주자의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자가 아파트 거주자보다 1.78배 높았다.
실내 열 환경이 주요원인.. 단독주택 실내온도 쉽게 떨어져
연구팀은 주택 구조적 차이로 인한 실내 열 환경의 불안정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단독주택은 모든 면이 외기에 노출되어 있어 실내 온도가 쉽게 떨어지고 변동 폭이 큰 반면 아파트의 경우 이웃 세대에 둘러싸여 있어 열 손실이 적고 온도가 안정적이다.
연구팀은 임대 아파트의 낮은 주거 품질도 문제로 꼽았다. 임대주택 상당수가 단열이 부족한데, 단열 개선에 드는 비용은 집주인이 부담하지만 그 혜택은 세입자가 보기 때문에 집주인이 투자할 동기가 적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임대주택 중 이중창(이중 유리)이나 복층유리(두 장의 유리 사이에 공기층을 두고 밀봉하여 단열 성능을 높인 것)를 설치한 비율은 15%에 그쳤다. 이는 자가주택의 38%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WHO(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인 실내 18°C 이상을 유지하고 단열 성능을 높이면 노인과 남성의 심혈관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8년 발표한 '주거와 건강 지침(Housing and Health Guidelines)'을 통해 뇌졸중과 심장병 같은 심혈관질환이 추운 집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며 추위에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우미시오 조교수는 "고품질 주거 환경을 보급하려는 정책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할 뿐 아니라 에너지 소비 감소를 통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지구 건강 증진'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의학저널 공중보건(BMJ Public Health)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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