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빚투’ 14조 붕괴에도, 전체 23조 유지…“코스닥은 달리고 싶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4 16:20
수정 : 2025.10.14 15:52기사원문
코스피 연일 최고치 경신에 ‘빚투’ 청산
다만 코스닥 9조원 유지에 전체 규모 23조
아직 상승 여력 남아 있다는 기대감
“내년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 성장 전망”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훈풍에 14조원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다시 13조원대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전체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는 23조원대를 유지했는데, 흔들리지 않는 코스닥 빚투 열기가 지탱에 영향을 줬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3조986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시장에서는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본다.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고 하락장에 줄어든다.
다만 지난 10일 코스피가 3600선을 돌파하며 역대급 신고가를 써 내려간 것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3610.60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고, 이날엔 한때 3646.77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 너무 가파르게 오른 지수에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데, 위험 부담인 ‘빚투’부터 청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스피 빚투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코스닥까지 포함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는 지난 10일 23조2437억원으로 지난달 1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23조원대를 지키고 있다. 23조원대를 넘은 것은 2021년 10월 8일(23조355억원) 이후 3년 11개월 만이며,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의 역대 최고치는 2021년 9월 13일 25조6540억원이다.
코스닥 빚투 규모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이 요인이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는 지난달 18일 9조396억원으로 1년2개월 만에 9조원대를 넘은 다음, 12거래일이 지난 10일(9조2577억원)까지 9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코스피에 비해 비교적 상승폭이 적었던 코스닥으로 개인 투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코스닥은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24.65% 올랐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가 44.02% 오른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었다. 아울러 2021년 8월 종가 기준 최고치인 1060.00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고점에 올라 있는 코스피 대신 코스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닥 지수는 2차전지 등 미중 분쟁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 및 국내외 기업 투자 모멘텀이 지속되는 로보틱스 업종이 지수를 지지했다”며 “미중 분쟁 악화 우려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계 활황에, 정부가 150조원 상당 국민성장펀드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기업을 부양하려 하는 것의 수혜로 코스닥이 내년 ‘주도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은 “현재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내년에는 코스닥과 중·소형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정부 추진 150조원 규모 성장 정책이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AI 추론 시대 진입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 반도체 사이클이 상승 국면으로 전환된 것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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