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화장실에서 뭐해?" 찬바람 불때 '치질'... 절대 하지말아야 할 것들

파이낸셜뉴스       2025.10.16 19:00   수정 : 2025.10.16 19:00기사원문
치질의 증상과 진단, 예방법



[파이낸셜뉴스] “날씨가 쌀쌀해지면 앉아 있는 게 불편해요.”

기온이 떨어지면 통증이 심해지는 병이 있다. 바로 치질이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배변 습관이 불규칙해지며 항문 주위 혈류가 나빠지며 치질이 악화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질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230만명을 넘어섰다.

단순한 불편함으로 여기다가는 만성 통증과 출혈, 심한 경우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상 속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 치질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는 방법을 알아본다.

치질, 정확히 알고 대처하자


흔히 알려져 있는 치질이라는 용어는 치핵, 치열, 치루 세 가지의 항문질환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항문 관련 불편이나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본인의 증세가 치질 중 정확하게 어떤 질환에 속하는지, 원인 및 현재 단계는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문 조직이 빠져나오는 '치핵'

치핵은 항문 안쪽 혈관 조직이 커지거나 밖으로 튀어나오며 때 정도에 따라 출혈과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치핵은 항문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온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구분되는데, 항문 조직이 빠져 나오지 않은 상태를 1도, 배변할 때 빠져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면 2도,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가면 3도, 항상 빠져 나와있으면 4도로 구분한다. 1, 2도 치핵은 약물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

치핵이 3도 이상이라면 치핵을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치핵 환자 중 실제 병원에서 수술하는 경우는 30% 정도다.

항문이 찢어지는 고통 '치열'

치열은 배변 시 항문 점막이나 피부가 찢어져 발생한다. 출혈은 물론이고 찢어진 부위에 궤양이 생기거나 항문 입구 피부가 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열의 주된 원인은 변비다. 이때문에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여성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항문에 압박이 가해져 치열을 앓게 되기도 한다.

다행히 급성 치열은 변 완화제나 식이섬유 섭취로 변비를 개선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된다. 하지만 만성화되면 치료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지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다.

항문 옆에 고름 길이 생기는 '치루'

치루는 항문 내부의 염증이 피부를 뚫고 나오면서 고름 길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설사 등 묽은 변이 항문샘에 들어가거나 과로·과음 등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긴 경우 항문 내부에 염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 염증이 심화되면 내부와 피부 사이에 누공(통로)이 생긴다.

치루는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누공을 제거하고, 괄약근 손상이 최소화되도록 조심스럽게 절개하거나, 복잡한 경우에는 괄약근 보존 수술이나 인공 괄약근 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누공의 위치와 깊이, 구조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치질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 5가지




치질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30년 넘게 항문질환 환자들을 봐온 전문의들이 입을 모아 권하는 예방법을 소개한다.

1. 올바른 좌욕으로 항문 건강 지키기

좌욕은 치질 예방의 기본이다. 좌욕기나 샤워기로 거품을 발생시킨 후 거품에 엉덩이를 대고 항문 괄약근을 오므렸다 폈다 반복한다. 좌욕기가 없다면 샤워기 물살을 약하게 조절해 체온과 비슷한 37~38도 물로 항문 주변을 마사지하면 된다. 시간은 3~5분이 적당하다. 너무 오래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오히려 항문 혈관 압력이 높아져 상처가 악화될 수 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화상 위험은 물론 상처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2. 배변 후 항문 조이기 운동

배변 후에는 항문에 힘을 주고 오므려서 배 위쪽으로 당기는 운동을 10회씩 반복하자. 간단해 보이지만 꾸준히 하면 밀려 나온 항문 조직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치핵 예방의 핵심 운동이다.

3. 복부 마사지로 장 운동 촉진

오른쪽 아랫배를 양손으로 잡고 시계 방향으로 30회 정도 문지르는 복부 마사지는 장 운동을 활성화한다. 변비를 예방하고 결과적으로 치질 발생 위험을 낮춘다. 아침 기상 후나 취침 전 습관으로 만들면 좋다.

4.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지 않기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10분, 20분씩 앉아 있는 습관은 치질의 지름길이다. 배변 시간이 길어질수록 항문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배변은 5분 이내에 끝내는 것이 원칙이다. 신문이나 스마트폰은 화장실 밖에 두고 들어가자.

5. 충분한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

변비는 치질의 가장 큰 적이다. 하루 1.5~2리터의 물을 마시고, 채소와 과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특히 아침 식사 후 따뜻한 물 한 잔은 장 운동을 자극해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부끄러워 말고 조기 치료가 답


치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부끄러운 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참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다면 참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수술이 불가피해진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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