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공사, 美 교통부에 서한…"러 상공 비행 금지 철회해야"

"요금 인상되고 연결편 혼란…美中 승객 모두에 부정적"

[파이낸셜뉴스] 다음 달부터 미국에 오가는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이 금지되는 가운데, 중국 6개 항공사가 이 같은 조처의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미국 교통부에 보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동방항공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등 6개 중국 항공사는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미국의 결정으로 일부 주요 노선 비행 시간이 2∼3시간 길어질 수 있으며, 승객들이 연결편을 놓치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미 교통부에 송부했다.

그러면서 "해당 결정으로 항공 요금이 인상되며, 일부 노선이 마비돼 미국과 중국 승객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중 특히 중국남방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성수기에 승객 중 최소 2800명이 예약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미 교통부는 지난 9일 미국 항공사와 중국 항공사 간 불균형한 경쟁 요인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미국에 오가는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종 명령은 오는 11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2022년 3월 러시아 항공사의 미국 상공 비행을 금지했고, 이에 러시아도 미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항공사들은 여전히 러시아를 거쳐 미국에 갈 수 있어 상대적인 비행시간 단축과 연료 절감 효과를 누려왔다는 게 미국 측 주장이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제한 대상에 러시아 상공을 이용해 미국행 항공편을 운항 중인 홍콩 캐세이퍼시픽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부당한 조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중국 항공사 운항 제한 조치는 양국 간 인적 교류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를 부당하게 억압하고 전 세계 소비자에게 그 비용을 부담시키기보다는, 자국 정책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