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스캠' 尹정부 방치했나..3년전부터 확산 경고음

파이낸셜뉴스       2025.10.16 13:29   수정 : 2025.10.16 13: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 스캠(사기) 범죄가 3년전부터 지속됐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는 스캠 범죄가 만연한 캄보디아에 대한 막대한 공적자금 지원을 해놓고 우리 국민 보호에는 소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지난 2023년 약 2100억원에서 지난해 435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아세안 국가 중 증액 폭이 가장 컸다.

16일 캄보디아 현지 한인회 등에 따르면 이미 3년전부터 우리 국민을 향한 캄보디아 취업 사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갈 무렵이던 지난 2022년 한국인 청년들이 줄지어 캄보디아로 입국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태가 확산되자 캄보디아 한인회 차원에서 '교민안전지원단'까지 조직해 우리 국민 탈출을 지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현지 경찰과 공조하고 있다"고 답했을 뿐 실질적 조치는 미흡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외사경찰 인력이 1천 명 이상 줄어드는 경찰 조직 개편이 단행되어, 국제범죄 대응 인프라가 약화된 것이 문제로 거론됐다. 윤석열 정부 기간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국을 행안부 산하에 신설하는 하는 등 기형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외교부는 캄보디아 경찰 주재관 증원을 요청했지만, 행안부가 거절해 인력 추가가 좌절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2024~2025년에 주캄보디아대사관에 경찰 주재관 추가 배치를 요청했으나 윤석열 정부 때 행안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 피해는 2023년 134건에서 2024년 348건으로 늘었고, 2025년 상반기에만 이미 303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납치·감금 피해는 2023년 21건에서 2024년 221건으로 10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213건을 넘어섰다.

초기대응이 늦어지면서 캄보디아 스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현재 캄보디아에서 스캠 범죄와 연루된 한국인이 1000명에 달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의 범죄단지에서 벌어지는 가혹한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5개월 전에 대한민국 정부에 긴급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기간 조사를 끝낸 OHCHR은 지난 5월 19일 유엔 특별보고관 3명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캄보디아 등의 범죄단지 현황을 한국,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포르 등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당시 성명에서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자유를 박탈당한 채 고문당하고 비인도적 대우를 받으며 심각한 폭력과 학대에 노출됐다"며 "구타, 전기고문, 독방 감금, 성폭력 등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OHCHR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미얀마군, 캄보디아,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과 소통해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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