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피해자로만 볼 수 없어" 캄보디아 현지 교민 비판
파이낸셜뉴스
2025.10.17 05:51
수정 : 2025.10.17 0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지에서 10년 넘게 선교활동을 한 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이 고수익 보장 광고에 이끌려 온 한국인들을 마냥 피해자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옥해실 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은 "초창기에는 속았다고 하지만 뉴스에서 난리를 쳤는데도 들어오지 않느냐"며 "왜 선량한 시민이 (범죄를) 당한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인 대상 취업 사기가 최소 3년 전에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게 문제없이 지나가진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이후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사람이 죽고 다치니 어느새 이 문제가 화두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선 해외 취업을 가장한 불법 광고 단속 뿐만 아니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에 현혹돼 현지에 왔다가 보이스피싱 등 사기에 가담한 우리 국민에 대한 강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옥 부회장은 "정부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 광고하는지 다 알 수 있다고 본다. 전부 찾아내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여기에서 한 번 걸리면 '자비가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 한인회 차원에서 범죄 단지에 구금된 한국인들을 탈출시키고 있다. 탈출한 한국인들 중 항공권을 살 돈조차 없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이에 한인회는 돈을 마련해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옥 부회장은 "젊은 친구를 구출한 뒤 부모에게 연락하니 '내놓은 자식이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우리까지 포기할 수 없으니 한국에 돌아가 갚으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한인회는 '교민안전지원단'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캄보디아 범죄 조직으로부터 벗어난 한국인들이 혹여나 무슨 일을 당하지는 않을지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지켜보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해 옥 부회장은 "캄보디아 당국 단속과 우리 정부를 비롯한 외국 압박이 심해지자 범죄 조직 근거지가 국경지대로 옮겨가고 있다"며 "대표적인 지역이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바벳'이다. 바벳에는 새로운 단체가 상가 형태로 200곳 이상 생겼다. 포이펫은 이미 마약도시로 전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외교부는 16일 0시부터 포이펫과 바벳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4단계로 격상했다. 범죄단지가 밀집한 것으로 알려진 시하누크빌주는 3단계(출국권고)로 상향 조정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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