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간다고? 이혼해!"...출장자 못 오고 선교 끊기고 교민 피해 '막심'
파이낸셜뉴스
2025.10.18 14:58
수정 : 2025.10.18 15:41기사원문
18일 본지가 만난 다수의 캄보디아 교민들은 최근 외교부가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을 비롯해 언론을 통해 막연한 납치·감금 등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조장되면서 생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민 A씨는 "캄보디아에서 동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이번 달 초 딱 마지막 도장을 찍으면 끝나는데, 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과도하게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오기로 한 동업자가 못 오고 있다"며 "동업자는 부인과 딸이 캄보디아에 입국하면 '평생 안 보겠다, 이혼하겠다'고 말하며 못가게 말리고 있어 결국 입국을 포기해야 할 거 같다고 서명 당일 전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동업자는 "캄보디아 파트너의 압박을 받으며 하루하루 생돈을 날리고 있다"고 힘든 상황을 하소연했다.
정치권에서 '군사작전' 발언을 비롯해 한국 언론의 '범죄국가' 헤드라인이 캄보디아 언론과 SNS에서 소개되며 양국 간 국민감정이 급격히 상하고 있다. 특히 전임 정부 관련 공적원조(ODA)에 대한 정치권의 대립으로, 현재 건설 중인 '우정의 다리' 등이 중단되자 캄보디아 국민들의 반감과 냉담한 반응은 물론 캄보디아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교민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내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목회자들도 한국으로부터 예정된 지원들이 줄줄이 끊기면서 애가 타고 있다.
교민 D씨는 "캄보디아는 아마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가 파송된 국가일 것"이라면서 "'범죄도시' '인간사냥' '납치'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팩트체크 없이 전해지면서 한국 교회에서의 선교 지원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D씨는 "앞으로 교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막막하다"면서 "정부의 합동대응팀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해법을 내놓을 것이라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지만 발표 내용을 보니 원론적인 내용에 그쳐 한동안 사태가 이어질 거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합동대응팀은 한국과 캄보디아 정부가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최근 잇따른 온라인 사기를 비롯해 납치와 감금 사건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전날 프놈펜에 있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브리핑에서 "TF 회의를 정례화해 양국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정보와 증거를 공유하는 등 공조할 것"이라며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의 조기 송환 등을 위한 정보 교환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신설이 예상됐던 코리안데스크(한국인 전담 수사 경찰 인력) 설치는 사실상 무산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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