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AI 충격파, 저평가됐다…거품 우려할 시간에 피해주, 수혜주 찾아라"
파이낸셜뉴스
2025.10.19 01:44
수정 : 2025.10.19 01: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블랙스톤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시장의 충격파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일부에서 AI 거품론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 신경 써야 할 것은 AI가 거품일지 아닐지가 아니라 AI가 몰고 올 산업 판도 재편이라고 블랙스톤은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FT 사모펀드 서밋’에서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이 AI에 관해 이 같은 충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 사장은 블랙스톤이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현재 AI의 파장을 최우선 평가 항목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신용, 주식 팀에 늘 말하는 것이 투자 메모 첫 페이지에 AI에 관해 기술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오픈AI는 이 돈으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구매해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AI 거품론 우려가 높아졌다. 시장에 새로운 수요 여력이 없을 때 나타나는 ‘순환 거래’라는 우려였다.
납품 업체가 구매 업체에 돈을 빌려주고 물건을 파는 이런 순환 거래는 거품의 대표적인 징조 가운데 하나로 간주된다.
그레이는 시장 과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차례 홍역을 치르고 나면 진정한 AI 수혜주와 그렇지 않은 종목들이 드러나겠지만 그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2000년 닷컴거품 당시 상장 9개월 만에 파산해 많은 투자자들을 울렸던 동물용품 온라인 판매 업체 펫츠닷컴처럼 지금도 AI테마로 위장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성장성이 허구인 종목들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레이는 이런 과열이 AI 거품론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실제로는 AI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들이 “거품 냄새가 난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질문해야 하는 것은 AI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을 전통 기업들은 어떤 것들인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레이는 법률, 회계, 중개와 거래, 청구 절차 등 규칙 및 법률에 기반한 기업들은 그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라는 새 흐름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뉴욕 택시 면허 가치의 부침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레이에 따르면 뉴욕 택시 면허 시장 가치는 수십년에 걸쳐 500배 가까이 폭등했지만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그 가치가 80% 폭락했다.
그레이는 블랙스톤이 투자의 잠재적 위험을 평가할 때 AI 위험을 ‘최고 항목’에 놓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AI 위험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일부 소프트웨어, 콜센터 기업들은 매수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대신 블랙스톤은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유틸리티 업체들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을 공급하는 코프랜드(Copeland), 데이터센터 구축에 꼭 필요한 시스템 엔지니어링 업체 리전스(Legence) 등에 대한 투자는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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