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러트닉 숙제' 안고 귀국…강훈식은 '방산 수출' 위해 유럽행

파이낸셜뉴스       2025.10.19 17:21   수정 : 2025.10.19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이 통상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투트랙'을 본격 가동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관세 후속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다.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집행 방식은 선불과 단계적 분산투자로 압축됐고, 미국의 새 제안으로 양측 간극이 좁혀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국익 최우선 원칙 아래 외환안정을 고려한 원화·달러 혼합과 분산 집행 등 '충격 완화형'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독일·폴란드 등 대형 방산 수주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유럽에 파견됐다. 이재명 정부의 통상 전략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이 되는 대목이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맡은 인사들과의 면담을 잇따라 갖고 관세 및 금융패키지 협의를 진행했다. 이어 양국이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에 있으며 시한을 정해 서두르기보다 국익 최우선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의 핵심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집행 방식이다. 미국이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한 사실상의 '선불' 현금 투입을 선호해 온 데 비해,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과 환율 리스크를 이유로 집행 시기·통화구성·수단을 분산하는 단계적 투자안을 제시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미국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고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화스와프는 협상의 본류가 아니라는 인식이 재확인됐다. 정부는 총액 목표는 유지하되 원화·달러 혼합, 직접투자·대출·보증을 병행하는 '충격흡수형 구조'를 마련해 시장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협상 테이블에선 미국산 대두(콩) 수입 확대 등 보완 카드가 병행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감 품목은 차단하되 대두에서 제한적 유연성을 발휘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김용범 실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넘게 회동했다. 출국길에선 "재무부·상무부·백악관 NSC 간 긴밀한 공조가 확인됐고 전반적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동행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한·미 간 오해와 인식의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며 "APEC 계기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로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협상 전 과정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국익을 해치는 무리한 요구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 귀국 직후 대통령 보고를 거쳐 주초 회의에서 후속 전략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관세협상이 성과를 낼 경우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 정상이 투자집행 원칙, 비관세장벽 완화, 에너지·원전·방산 협력 로드맵을 묶은 '경제안보 패키지' 성격의 공동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미 재무당국이 예고한 경주 APEC에서의 트럼프-시진핑 회담도 대외 환경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관건은 미국의 새로운 대안과 한국의 충격완화 설계가 어디서 접점을 찾는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해 독일·폴란드 등 주요 방산 협력국을 순방한다. 이들 국가와는 총 562억달러(약 79조원) 규모의 수출 사업이 추진 중이다.
강 실장은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우리 기업의 경쟁 우위를 정부 차원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경제협력 특사 임무는 내년 상반기까지 세 차례 이어지며 정부는 실무자-차관급-최고위급으로 단계적으로 협력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강 실장은 출국 직전 "방산 4대 강국 목표 아래 수주량을 최대한 늘려 국부 창출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