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브르 대낮 습격, '왕실 보석 7분 털이' 충격

파이낸셜뉴스       2025.10.20 06:18   수정 : 2025.10.20 06:18기사원문
전동 공구 든 4인조, 개장 직후 침입해 고가 보석 탈취
나폴레옹·외제니 황후 등 왕실 유물 도난, 일부 회수
박물관 보안 인력 감축 논란 재점화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낮에 전동 공구를 든 4인조 강도가 침입해 프랑스 왕실의 귀중한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들은 불과 7분 만에 고가의 보석을 탈취하고 달아났다. 이번 사건으로 프랑스 내 박물관 보안 인력 감축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문화부는 성명을 통해 루브르 박물관 내 아폴론 갤러리에서 프랑스 왕실의 보석 8점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도둑들은 나폴레옹이 아내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비롯해 마리 아멜리에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의 사파이어 목걸이,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 귀걸이 한 쌍 등 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도주 과정에서 외제니 황후의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장식된 왕관을 떨어뜨려 해당 왕관은 회수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박물관이 개장한 직후인 오전 9시30분에서 9시40분 사이 스쿠터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전동 사다리로 창문을 깨고 들어온 뒤 금속 절삭용 전동 공구인 앵글 그라인더를 사용해 강화유리 전시대를 부수고 보석을 챙겼다. 범인들은 앵글 그라인더를 휘두르며 경비원을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프랑스 현지 방송에 "사다리를 타고 두 명의 남자가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걸 봤다"며 "3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도둑들이 루브르에 머문 시간은 약 7분에 불과했다.

이번 사건은 파리 경찰청 본부에서 불과 8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루브르 박물관 측은 "조사를 위한 단서 보존을 위해 박물관을 임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현재 60명의 수사관이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프랑스 내 박물관 도난 사건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파리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60만유로(약 8억9000만원) 상당의 금 샘플이, 이달 초 리모주 시의 한 박물관에서는 650만유로(약 96억5000만원)로 추정되는 도자기류가 도난당했다.
지난해에는 도끼와 야구방망이로 무장한 도둑 네 명이 파리의 또 다른 박물관을 털기도 했다.

다비드 벨리아르 파리시 부시장은 "이번 도난 사건은 박물관 직원들이 보안 취약성을 경고한 지 몇 달 만에 발생했다"며 "왜 박물관 경영진과 문화부는 이를 무시했는가"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루브르 보안 점검을 진행 중이지만 노동조합은 "지난 15년간 약 200명 규모의 정규직이 감축됐다"면서 "물리적 감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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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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