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때문에 또래보다 빨라서 걱정, 우리 아이 마음 읽기
파이낸셜뉴스
2025.10.26 08:00
수정 : 2025.10.26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이의 성장은 몸과 마음이 나란히 자라야 건강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균형이 무너진 아이들이 늘고 있다. 평균보다 빠른 사춘기로 인해 어린 나이에 신체 변화가 찾아오는 ‘성조숙증’이 대표적이다.
성조숙증은 단순히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의학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혼란과 사회적 어려움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이 괴리감은 아이에게 혼란을 준다. 또래의 시선이 낯설고, 자신의 몸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다. 어떤 아이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주변의 비뚤어진 관심에 위축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불균형은 사회적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조숙한 외모로 인해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워지고, 때로는 어른들의 시선이 아이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여아의 경우, 외형적 변화가 또래 관계 내에서 조롱이나 놀림으로 이어질 때 자존감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성조숙증을 경험한 아동들 중에는 불안, 우울, 자신감 저하 등 정서적 문제를 호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불안이 성장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고,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성장을 방해한다. 결국 몸은 앞서가고, 마음은 뒤처지며, 건강한 성장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따라서 성조숙증은 아이의 심리적 안정과 발달 속도 전체를 관리해야 하는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조기 예방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모가 자녀의 신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고, 조금이라도 빠르다고 느껴진다면 성조숙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 진단을 통해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치료하면 신체 발달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심리적으로 겪는 불안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우선이다.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운동이 기본이며,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또한 조기 예방이 중요한 만큼 어릴 때부터 주기적인 성장 검사 및 성조숙증 검사를 통해 아이의 신체 변화 및 정서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조숙증은 아이가 신체적으로만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자라버린 아이는 고독을 겪으며, 이에 대한 신호를 보내게 된다. 부모는 그 신호를 일찍 알아차리고 아이의 성장 속도를 조율해줘야 하며, 그렇게 될 때 비로소 건강한 성장이 가능하다.
/ 하이키한의원 부천점 최두호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