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20년 좌파 집권 막 내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0.20 18:03
수정 : 2025.10.20 18:09기사원문
대선 결선 투표서 중도 성향 당선
불경기 속 유권자들 좌파에 등돌려
새정부, 미국과 관계 개선 나설듯
남미의 자원대국으로 불리는 볼리비아가 20년 좌파 집권을 끝냈다. 볼리비아의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중도 성향의 기독민주당 소속 로드리고 파스 후보가 당선됐다. 파스의 당선으로 1130만명의 볼리비아 주민은 2005년 대선 이후 20년만에 사회주의성향의 좌파 정권 대신 자유주의 중도 성향의 정권을 맞게 됐다.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는 19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파스 후보가 52.2%를, 우파 호르헤 키로가 후보가 47.8%를 각각 득표했다고 밝혔다.
유권자들은 경제 상황 악화 속에서 좌파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 볼리비아는 국가 주도 경제 체제 하에서 진행된 △무리한 국책 사업 △외환 정책 혼선에 따른 중앙은행의 달러 부족 사태 △관료의 무능과 부패 문제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는 라틴아메리카 대표 좌파 정당으로 꼽히던 사회주의운동당(MAS)이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볼리비아 새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파스 당선인은 유세 기간 동안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정부 측과 접촉하며 일찌감치 미국과의 연대 강화를 모색한 바 있다.
그는 최근 TV토론에서 러시아·중국과 가까웠던 그간의 외교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미국과 대화하며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접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의 경우 아르헨티나·칠레와 함께 이른바 '리튬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볼리비아에 지속해서 투자를 하며 광물 자원 확보에 공을 들여왔던 터라, 볼리비아 새 정부의 ‘노선변경’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파스의 이번 당선으로,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의 좌파 정부 연쇄 출범(핑크 타이드) 기조가 주춤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들어서야 아르헨티나·에콰도르·엘살바도르·파라과이·파나마에서 우파 성향 정치인이 집권하면서 우파가 세를 불리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에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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