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재무장관회의 5년 로드맵 ‘인천 플랜’ 채택… 한국, 첫 ‘AI 의제화’ 주도
파이낸셜뉴스
2025.10.22 00:08
수정 : 2025.10.22 14:57기사원문
21개국 만장일치 합의… 혁신·금융·재정·포용 4대 축 제시
AI 인프라·인재 육성·민관 협력 명문화, 디지털 공조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21개 회원국이 21일 만장일치로 공동성명과 향후 5년간의 중장기 로드맵인 ‘인천 플랜(Incheon Plan)’을 채택했다. 2015년 필리핀 ‘세부 액션플랜’을 잇는 이번 로드맵은 혁신·금융·재정·포용성을 4대 축으로 삼아 역내 경제협력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은 APEC 역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재무장관회의의 공식 의제로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기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재무장관회의로, 인천 송도에서 개최됐다. 태국·호주·뉴질랜드·베트남·홍콩·대만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 중국·일본·브루나이 재무차관이 참석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미주개발은행(IDB) 등 국제기구 대표들도 함께했다.
‘인천 플랜’에는 AI 인프라 확충, AI 인재 양성, 민관 협력 강화, 데이터 기반 혁신금융 확대 등이 담겼다.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혁신 생태계 확산이 재정·금융정책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한국은 AI 관련 의제 채택을 주도하며, 연구개발(R&D) 확대·소상공인 금융지원·자본시장 고도화 등 자국 정책기조를 APEC 논의 구조와 연계했다. 또 기존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 개념을 확장해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기회(Accessibility and Opportunity for All)’를 독립 의제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성장 중심 논의에서 포용과 형평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이번 합의는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통상 불확실성 확산 속에서도 회원국들이 정책 공조와 협력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 부총리는 회의 기간 호주 짐 차머스, 뉴질랜드 니콜라 윌리스, 베트남 응우옌 반 탕, 홍콩 폴 찬 등과 양자 면담을 갖고 공급망 안정, AI 기반 구조개혁, 기업 진출 지원 등을 논의했다.
한편 회의장 인근에서는 국내 기업·기관이 참여한 AI·디지털 전환 전시회가 열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AI 반도체, 네이버의 고령층 돌봄 서비스 ‘AI 케어콜’, 기업금융 플랫폼 ‘BASA’와 ‘원비즈 플라자’ 등이 소개됐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2일 재무·구조개혁 장관 합동세션을 열어 ‘혁신과 디지털화’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합동 오찬 및 구조개혁 장관회의 본회의가 진행되며, 시장·기업환경 개선과 역내 연결성 강화를 위한 후속 논의가 이어진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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