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F-35B 도입, 항모시대 연다
파이낸셜뉴스
2025.10.22 18:35
수정 : 2025.10.22 18:35기사원문
지난 8월 8일 서태평양에서 훈련 중인 일본 해상자위대의 군함 '가가'에 영국의 F-35 스텔스전투기가 착륙하는 훈련이 있었다. 영국 전투기가 일본 군함에 착륙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의 일이다. 2025년 현재 일본은 공식적으로 미국과 같은 항공모함은 없다.
그러나 군함 '가가'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가 착륙할 수 있도록 갑판을 개량하여 수직 착륙하는 F-35B 전투기 엔진에서 내뿜는 고열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필자는 F-35 스텔스전투기를 생산하는 미국 텍사스주의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공장을 두 번 방문해 전투기 생산시설을 둘러본 적이 있다. 약 4㎞의 공장은 구부러진 곳 없이 곧장 뻗은 구조로, 공장 입구에서 조립이 시작되어 끝쪽 출구에서 완성품이 나오는 구조였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F-35A 스텔스전투기는 한국도 60기 정도 수입할 예정이고, 이미 청주 공군기지에 배치되어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공격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F-35 스텔스전투기는 레이더파에 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이 우수해 북한에 몰래 들어가 사전 공격이 가능한 전투기다. 이 때문에 북한의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한국의 무기체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달리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모함 대비 F-35B 전투기는 아직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1949년 마오쩌둥이 오늘날의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고 그 이후 덩샤오핑의 개방 경제정책으로 경제력이 높아진 중국을 미국이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금 일본의 군사력은 핵무기만 없을 뿐 군사대국이 되어 가고 있다. 한국 주변의 국제정세가 급격한 대립관계로 변해가면서 한국의 안전보장 환경은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로 불안이 증폭되는 현실이다. 특히 일본의 군사력 변화가 크게 우려된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침략으로 주변 지역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1000만명 이상이고, 일본 사람들도 수백만명이 죽어 나갔다. 그래서 미국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군정체제 동안 군사력을 다시는 보유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1947년 선포된 일본 헌법 제9조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고 미국의 군수품을 일본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일본의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아이러니가 일어났다. 그러면서 1954년 최소한의 방어용 군사력을 보유한다는 자위대가 탄생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8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은 최소한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군사 강대국이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은 해방 80년을 맞이하면서 더욱 강력한 자주국방의 힘을 키워 나가야만 한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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