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압력 가중에 日 12월 금리인상 불가피론 확산
파이낸셜뉴스
2025.10.23 14:02
수정 : 2025.10.23 14:02기사원문
채권시장서 12월 금리인상 확률 66%
다카이치 내각 출범 후 확률 상승세
엔저가 물가상승 자극.."12월 금리상승 용인할 수 밖에 없을 것"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올해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물가 상승 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꼽은 만큼 올해 12월에는 금리 인상을 용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다. 이달 29~30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일본은행이 0.5% 수준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현재 일본은행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6%로 보고 있다. 올해 12월(12월 18~19일)과 내년 1월(1월 22~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 기간을 교환기간으로 하는 12월물 채권금리를 계산한 결과다.
'고압경제(재정확대·통화완화를 통한 수요 확대 및 경제 활성화)'를 주장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10월 인상설'은 힘을 잃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1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책에 대해 "일본은행과 긴밀히 연계하며 의사소통을 도모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시장은 이번 달 말 회의까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을 둘러싼 세력을 세 개 진영으로 구분하고 "현재는 '삼자 균형'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일본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자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등 집행부 △인플레이션 상승을 경계하는 다무라 나오키 심의위원 등 일본은행 내 매파(인플레이션 우려파) △'고압경제’를 지향하는 다카이치 정권 등 3개 세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 짓는데는 엔화 환율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루야마 이코노미스트는 "엔저는 주가 상승 효과도 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진행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며 "다카이치 정권에게 수입물가 상승을 통한 물가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엔저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라도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엔저가 되면 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률이 높아지고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도 커진다"며 "물가 상승 억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마루야마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엔저 진전이 12월 금리 인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현지시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2엔 선에서 마감했다. 미중 무역마찰 재점화에 대한 경계감 속에 지난 17일 149엔대로 올랐던 엔화가 다시 하락(엔저)세로 전환됐다.
엔 매도가 다시 우세해지는 가운데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재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년물 물가연동국채를 기반으로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BEI)'은 지난 22일 기준 1.564%였다. 지난 9일 1.664%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 20일 1.544%로 하락했으며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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