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서민이면 무주택자는 '가붕개'냐"…복기왕 자책골에 민주당 지지층도 '부글부글'
파이낸셜뉴스
2025.10.24 15:53
수정 : 2025.10.25 21:55기사원문
복기왕 '10·15 부동산대책' 설명…"15억 정도는 서민 아파트"
온라인엔 비난 여론 들끓어…조국 '가붕개' 표현까지 소환
"우린 불가촉천민"…"노도강·금관구, 민주당 지지자 거지"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여권의 잇단 설화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복기왕 의원이 관련 대책에 대해 "전국 평균치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다'라는 인식이 있지 않느냐"는 일명 '15억 서민' 발언을 두고 온라인에선 새로운 '계급'에 대한 불편한 밈이 확산되고 있다.
"15억이 서민이면 무주택자는 '가붕개'"
복 의원의 발언이 나온 직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24일 '서울 주요지역 기준이면 15억 서민론이 맞다'는 제목과 함께 새롭게 계층을 구분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의 기준은 '서민=15억'이다. 이에 맞춰 상류층은 50억원 아파트에 살아야 하고 중산층도 30억원 아파트에선 거주해야 한다.
하위층과 빈민층은 각각 5억원과 1억원 아파트로 구분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3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가붕개'라는 표현까지 소환됐다.
당시 조 비대위원장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라는 개천룡 신화를 비판하면서 "용이 돼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못해도 개천에서 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조 비대위원장의 의도와 달리 가붕개는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여기선 무주택자를 가붕개로 표현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부자-서민-천민으로 나뉘는 구나", "집재산 15억 없으면 불가촉천민"이라거나 "5억 이하는 빈곤층이다. 이제는 보건복지부 피셜 로 상류층·중산층·빈곤층 등 3레벨로 구분될 듯" 등의 글들도 올라왔다.
'15억 서민' 발언과 관련해 한 네티즌은 "관악구 사는 부모님, 송도 사는 나는 거렁뱅이행"이라는 자조적인 글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복 의원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자책골이라는 분석글도 보였다.
'대놓고 지지층 엿먹인다'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글에는 "5억도 안 되는 노·도·강, 금·관·구, 중랑, 은평 등등은 거렁뱅이다. 너네(민주당)가 우리의 핵심 지지층이니 주거사다리 걷어차야 한다 뭐 이런 거냐"라고 물은 뒤 "재산 15억 기준으로 진보에서 보수로 간다는 뭐 지들끼리의 통계라도 있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도강은 노원·도봉·강북, 금관구는 금천·관악·구로를 말한다.
해당 글에 공감하는 댓글들도 다수 달렸다. 네티즌들은 "서민도 아닌 노도강금관구에 왜 토허제를 걸었는지 이해가 간다"고 비꼬거나 "오세훈은 매일이 행복할 듯하다", "핵심 지지층은 사다리 무너뜨려도 뽑아주나 보다" 등의 댓글로 복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복기왕 "부적절한 표현…저도 10억 이하 아파트" 사과했지만
사안이 커지자 해당 발언을 한 복 의원도 누차 해명과 사과를 내놓고 있다.
이날 복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단어 선택에 있어서 조심스럽지 못한 부분은 전날에도 공식적으로 사과드렸고, 이 자리를 빌려서도 앞으로 공인이기 때문에 더 주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비판한 데 대해 “(서울) 아파트 평균가 미만에 대해선 우리가 6·27 대책 이후로 전혀 손본 것이 없다”며 “15억 원 이하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들에 대해선 기존에 있는 지원 정책을 우리가 전혀 건드린 게 없는데, 국민의힘은 왜 주거사다리를 걷어찼다고 하고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대출을 옥죄었다고 하나. 왜 이런 거짓말로 선동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 의원은 “저는 (국민의힘의) 공격이 앞뒤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15억 원이 서민이 아닌 부자라면 그 부자들까지도 우리가 주거사다리를 유지할 수 있게끔 정책을 그대로 놔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23일 오후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지 못했다. 앞으로 좀 더 정확한 용어 선택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 야권에서 "15억원짜리 아파트가 서민 아파트라니 이재명 정부에서는 중산층은커녕 서민이 되는 것도 힘들어져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복 의원은 "서민 주거 사다리를 찼다는 말과 관련해 저는 15억 이하의 주택과 신혼부부 청년주택이 정책적으로 후퇴한 바가 없다고 말씀 드렸다"며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이 14억6000만원이라는데 서울시 아파트 가격을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 평균가)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복 의원은 "저도 10억 미만 아파트에 살고 있고 서울 시내 70% 가량이 (15억 미만) 주택에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분들에게 행여나 저의 발언이 마음의 상처가 됐다면 공인으로서 좀더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지 못해 저 스스로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복 의원은 "서민은 그야말로 특권이 없고 경제적 부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이라며 "양극화 시대에 중산층이 무너졌기 때문에 중산층이라는 개념을 쓰는 것이 다소 좀 애매했다는 생각에서 급하게 단어 선택을 한 것이 서울 시민, 국민 분들에게 걱정을 끼쳤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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