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결단만 남았다.. 한미 관세 담판 초읽기

파이낸셜뉴스       2025.10.26 18:13   수정 : 2025.10.26 18:13기사원문
29일 李대통령·트럼프 경주회담
톱다운 방식 '극적 합의' 가능성
시진핑·다카이치와도 연쇄 회담
관세협상·한반도외교 등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9일 경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장기화된 한미 관세협상의 타결을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르면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 "그들(한국)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현금투자 비중 등을 놓고 양국의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이 한국에 최종 협상안을 넘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합의에 이를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관세협상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대미 안보협상은 문서 작업도 돼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진전이 돼 있지만 통상 분야의 관세협상은 큰 틀 합의 후 세부 후속협상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 과정에서 한국의 현금투자 비중, 집행 시기 등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통령실도 한미 관세협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 "대통령은 '경제적 합리성과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강한 훈령을 주고 계시다"며 "그 훈령에 따라 마지막 조정을 위해 협상팀이 분투하고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 계기로 타결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국방비 증액, 원자력협정 개정 등이 다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위 실장은 "안보 분야에서는 공통의 문구들이 양해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무 차원의 한미 관세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양국 정상의 경주 만남에서 극적 타결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흥적이고 톱다운 방식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위 실장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특이한 협상가 기질을 가지고, 우리 대통령도 협상가 기질을 가졌지만 실무진이 사전 조정을 해서 마무리 짓는 것을 선호한다"며 "그 자리(APEC)가 화룡점정이 되기를 기대하는데 두고 보자"고 했다.

이번 주는 APEC을 계기로 중국, 일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이재명 정부 외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와 북·중·러 밀착이란 무거운 과제를 해결할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서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도 11월 1일 진행한다. 시 주석의 방한은 11년 만이다.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