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캠조직 본거지 된 동남아… 납치피해자 법률구조 최일선"
파이낸셜뉴스
2025.10.26 18:31
수정 : 2025.10.27 10:13기사원문
전형환 메가엑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수사경험 13년 살려 변호사 활동
언어 몰라 피해 없도록 적극 소통
‘고수익 유혹’ 범죄수법 진화 빨라
현지파견 경찰 늘려야 수사 실효
전형환 메가엑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사진)는 26일 텔레그램 등 일부 SNS에서 여전히 대량으로 올라오는 '동남아 구인글'에 대해 "최근 가담자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인식하고도 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국에서 인출책으로 일하다가 수사선상에 오르는 등 위험을 느끼고 태국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최근 범죄 양상을 설명했다.
경찰대학교를 졸업한 후 전북경찰청, 전주완산경찰서 등에서 성범죄·가정폭력·청소년 사건 전담 수사팀장으로 약 13년간 재직한 전 변호사는 이후 변호사로 직업을 바꿔 법무법인 YK에 합류했다. 경찰형사부장 및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한 후 올해 4월 메가엑스 법률사무소를 정식 개소했다. 메가엑스 법률사무소는 서울 사무소 외에도 태국 방콕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특히 전 변호사는 범죄 진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아무리 속지 말자는 캠페인을 전개해도 범죄조직의 수법은 계속 진화한다"면서 "최근에는 직접 영상통화까지 활용해 신분증을 보여주고 피해자를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을 활동지로 꼽은 이유에 대해 전 변호사는 "태국을 여행 등의 목적으로 자주 왕래했는데 현지에서 교민이나 여행자들이 겪는 법적 문제를 가까이서 보게 되면서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대부분의 교민들이 사건이 생기면 현지 변호사를 고용하지만 태국어를 몰라 소통이 단절된다"면서 "한국인 사무장이 중간에서 통역을 맡지만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의뢰자 본인은 업데이트를 못 받아 결국 사건이 망가진 상태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이런 문제점이 일어나지 않도록 현지 태국 변호사를 고용해 법정에 출석하고, 한국 의뢰인과는 카카오톡 단체방으로 실시간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태국의 경우 행정이 느려서 교도소 접견 공문이 누락되거나 재판 통지가 안 되는 일도 많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의뢰인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변호사도 서울과 방콕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태국 내에서 '사무장 변호사'들의 잘못된 영업행태에 대해 우려했다. 전 변호사는 "현지 한국인 사무장이 경찰과 결탁해 '돈을 주면 풀어주겠다'며 한국인들을 다시 속이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들은 로펌 간판을 걸고 '변호사' 행세를 하지만 실제로는 면허도 없는 브로커들이어서 나중에 큰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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