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릴 조업 규제 지지' 우크라 생물학자 반역죄 체포

연합뉴스       2025.10.26 22:54   수정 : 2025.10.26 22:54기사원문
러 점령지 크림반도 거주 학자…우크라측 "혐의 날조" 석방 촉구

러, '크릴 조업 규제 지지' 우크라 생물학자 반역죄 체포

러 점령지 크림반도 거주 학자…우크라측 "혐의 날조" 석방 촉구

우크라이나 생물학자 레오니드 프셰니치노우 (출처=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러시아가 남극의 크릴 조업 규제를 지지한 우크라이나 생물학자를 반역죄로 체포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점령지인 크림반도에서 남극 전문가인 우크라이나 생물학자 레오니드 프셰니치노우(70)를 체포했다.

프셰니치노우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가 호주에서 개최하는 남극 회의에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러시아 당국은 프셰니치노우가 "러시아 연방 시민"임에도 남극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돕는 건 반역 행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측의 크릴 조업 제한 제안서에 프셰니치노우가 과학적 자료를 제공한 것은 러시아의 경제적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동물 사료용이나 건강식품 등을 위해 남극해에서 대규모 트롤 조업을 한다.

프셰니치노우는 1983년부터 CCAMLR을 위해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1994년부터는 우크라이나 과학자로서 이 활동에 참여해왔다. 가족과 함께 크림반도 케르치에 거주하고 있다.

남극 회의 개최지인 호주는 러시아의 프셰니치노우 체포 소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영국도 모스크바에 "자의적으로 억류된 모든 민간인"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크릴 (출처=연합뉴스)


주호주 우크라이나 대사인 바실 미로시니첸코는 회의 개막일인 지난 20일 "남극 해양 생물 자원의 연구, 보존, 합리적 이용에 평생을 바친 우크라이나 생물학자가 러시아의 박해와 투옥에 직면하는 동안 CCAMLR 공동체가 방관하는 것이 용납될 수 있느냐"며 집단 대응을 촉구했다. 이 자리엔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했다.

미로시니첸코 대사는 가디언에 "그는 과학자일 뿐 관료도 정치인도 아니다.
이는 날조된 혐의이며 그의 구금은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미로시니첸코 대사는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한을 모스크바에 전달하기 위해 각국으로부터 서명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해양학자 발레리 파라모노프는 프셰니치노우가 CCAMLR에 기여한 바는 평가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라며 "그의 유일한 문제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점령당했을 때 불행하게도 케르치에 살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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