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질주"…현대차·기아, 일본차 벽 넘는다
뉴시스
2025.10.27 10:34
수정 : 2025.10.27 10:34기사원문
일본차 독주하던 시장 구도 흔들 현지 맞춤 전략·품질로 소비자 공략 내년 사우디 공장 완공, GCC 수출기지 중동 시장 전역으로 확장 발판 마련
오랜 기간 일본 브랜드가 독주했지만 현대차·기아가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며 주도권 경쟁에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가격 경쟁력과 품질, 지역 맞춤 전략을 결합한 적극적인 공세로 사우디 소비자의 선택 기준 자체를 바꿨다는 평이다.
27일 사우디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8월 사우디 시장에서 8만2993대를 판매해 토요타(15만3510대)에 이어 현지 판매 2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4만6289대로 판매 3위에 올라, 두 브랜드 합산 판매량은 12만9000대로 전체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 같은 약진은 사우디 소비자들의 '합리적 프리미엄' 추구 흐름과 맞물린다.
올 상반기 사우디 베스트셀링 모델 톱10에 포함된 현대차·기아 차종은 엑센트(1만9081대), 페가스(1만5528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1만3066대) 등 하나같이 실용성이 강한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고온·사막 환경에 맞춘 엔진 냉각 시스템과 내열 내장재를 적용하고, 리야드·제다·담맘 등 주요 도시에 서비스망을 확충하는 등 지역 맞춤 전략으로 시장을 빠르게 넓혀 가고 있다.
대표 SUV 모델인 '싼타페'와 '스포티지', 소형 세단 '페가스' 등이 가족 단위 수요층을 흡수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또 픽업트럭 '타스만' 등 전략 모델을 발빠르게 출시하며 시장 장악력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손잡고 킹 살만 자동차산업단지에 연간 5만대 규모의 조립공장을 내년 4분기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함께 생산하는 혼류 체계로 구축되며, 사우디 내수뿐 아니라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등 중동 주요국으로 수출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이 늘면 가격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대차·기아는 사우디를 넘어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전역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
사우디 정부가 '비전 2030'에 따라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나선 만큼,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넥쏘와 전기 SUV 아이오닉5 등 친환경 라인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내 공장 완공은 단순한 현지화가 아니라 중동 전체 공급망 전략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기아가 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생산 네트워크를 완성하면 일본 브랜드의 장기 독주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압둘라 빈 알리 알아흐마리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차관과 만나 현대차 공장 등 양국 주요 협력 사업에 대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우리 측은 수소 충전소 설치와 수소 품질관리 등 수소차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제안하며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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