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장 이종호 술자리 사진' 악재 겹친 김건희 특검..."누구도 알지 못해"
파이낸셜뉴스
2025.10.27 16:42
수정 : 2025.10.27 16:42기사원문
"미리 알았더라면 수사팀 파견 당연히 고려했을 것"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또다시 악재를 맞았다. '민중기 특검 피의자 변호인 면담 의혹'과 '검사들의 집단복귀 항명', '양평 공무원 극단적 선택'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핵심피의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수사 팀장이 이 전 대표와의 술자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담당 검사가 해당 수사에 열정을 보였고 기여했던 바가 있는 만큼, 파견해제로 조치를 충분히 취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논란이 계속되면서, 수사에 영향을 끼칠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팀장 한문혁 부장검사의 파견해제를 요청했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이 전 대표의 인사가 '공익제보'를 이유로 사진 한 장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4년 전 이 전 대표와 한 부장검사가 술자리에 함께한 모습이다. 당시 한 부장검사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반부배수사2부에서 근무 중이었다. 이를 두고 한 부장검사가 피의자임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특검팀에 파견돼 수사를 이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특검팀은 내부 진상조사를 거쳐 한 검사에 대한 파견해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보자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도 열흘의 시간 동안 해당 문제에 대해 조치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한 것을 두고 따져묻기도 했다.
특검팀은 열흘의 시간 동안 사건 진상조사와 당사자 조사 등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공익제보라고 하지만 사진을 하나 보내고 '공익제보입니다'라는 정도의 말 밖에 없었는데, 그것만을 가지고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라며 "그 이후 사진 맥락과 경위를 제보를 받은 팀에서 확인하고 특검 지휘부는 보고를 받은 당일 인사조치를 결심해 법무부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파견해제 요청을 위해 특검보들이 모여 회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녹취록을 한 부장검사가 4여년전 제시하지 않았다는 수사상의 문제점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해당 문제로 한 부장검사의 파견해제가 이뤄졌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입장문에서 해명했다시피 본인의 기존 수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없고, 적극적으로 수사해 (피의자들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영향을 미친 바 없기 때문에 특검팀 합류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팀장의 역할이나 기여, 활약에 대해서는 드러난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부장검사가 담당했던 공소유지에 대해선 추가 인력 투입 없이 기존 팀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과의 문제도 해명했다. 채상병 특검팀은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이 전 대표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상태였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이 이 전 대표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지만, 채상병 특검팀이 확인을 한 뒤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집행에 실패했다. 이후 채상병 특검팀의 협조가 있지 않자, 김건희 특검팀이 지난달 3일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김건희 특검팀은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사진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사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중기 특검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과 '양평 공무원 극단적 선택', '검사들의 복귀 집단 성명' 등 연이어 악재를 맞아, 내부 수사 인원들의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날 새롭게 임명된 박노수·김경호 특검보를 비롯한 추가 인력 파견과 팀 재편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한지살리기재단'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한재살리기재단은 국가교육위원장을 지낸 이배용 전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재직한 곳으로,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의 임명 경위에 공예품 등이 오고갔는지 경위를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전 변호인이었던 김모 변호사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 중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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