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안式 ‘스마트 조선소’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5.10.29 13:10
수정 : 2025.10.29 13:09기사원문
삼성重, 업계 첫 설계 자동화 플랫폼 구축
[파이낸셜뉴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의 ‘스마트 조선소’가 본격화된다. 업계 최초 설계 자동화 플랫폼(S-EDP) 구축을 통해서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마트 제조 혁신을 가속화 하겠다”고 선언한 후 7개월만의 성과물이다.
’기술 중심의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 준비를 하겠다고 한 것도 실천에 옮긴 셈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 거제삼성호텔에서 S-EDP와 생산 자동화 비전을 소개하는 ’Auto2Vision’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글로벌 오일메이저인 페트로나스, ENI와 미국 Vigor Marine 대표, 서일준 국회의원을 비롯해 민기식 거제시 부시장 등 국내 외 주요 인사 8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중공업의 S-EDP는 디지털화 된 정보가 자동으로 저장·공유되는 것이 골자다. 문서·도면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업무 패러다임을 전환해 업무 자동화 및 데이터(1D), 도면 및 문서(2D), 3D모델간 정합성을 확보한다. △웹(Web) 기반 동시 접근 △대내 외 실시간 협업 △도면·문서·계산서 자동 작성으로 설계 기간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설계 자동화 플랫폼을 통해 설계 자동화율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높이고, 설계·구매·생산 등 전 부문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축해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앞당긴다는 포부다. 삼성중공업은 S-EDP를 국내 외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한편, 파트너십을 체결한 해외 조선소에 판매하는 사업화 전략도 계획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삼성중공업이 지향하는 스마트조선소는 S-EDP를 통해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 전환(AX), 로보틱스 전환(RX)으로 일컬어지는 3X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형태"라며 "S-EDP가 스마트조선소 전환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반의 생산 자동화에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이 결합한 획기적인 자동화 공정 모델을 만들겠다"며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탄소포집설비 탑재 선박의 실선화 적용, 완전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혀왔다.
■AI·VR 솔루션·로봇, 스마트 조선소 가속화
삼성중공업은 AX(AI Transformation) 추진을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의 AI 유관 조직을 통합해 AI 협의체를 꾸리고 운영해왔다. 기존 스마트야드연구센터, 스마트SHI(Smart Samsung Heavy Industries)사무국, 정보시스템팀, 정보보호팀 등으로 구성됐다. AI 전략 기획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내외부 협력, AI·데이터 기반의 인프라 구축 및 관리 등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소 전반의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플랫폼 'SYARD'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원격 품질검사, 디지털트윈과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무도면 생산과 챗봇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삼성중공업은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가상현실(VR) 솔루션을 '갤럭시 XR'에 접목해 핸드트래킹과 같은 XR 기술을 사전 검증했다. 지난 삼성전자 '갤럭시 XR' 쇼케이스 행사 영상에서는 '갤럭시 XR'을 장착한 작업자가 3D로 구현된 LNG 운반선의 엔진을 패스스루(Passthrough), 핸드 트래킹(Hand Tracking)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검사하는 모습이 시연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선사인 '에버그린' 대만 본사에 친환경 선박의 선원 교육용 VR 솔루션을 설치하는 등 고객 맞춤형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멀티모달(Multi Modal) AI, 고성능 VST (Video See-Through), 고성능 렌더링(Rendering) 기술을 접목해 XR 솔루션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조선용 로봇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조선업 특화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한 'AI탑재 용접 로봇' 개발을 시작으로 이동형 양팔로봇, 4족로봇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삼성중공업은 생산성 향상, 품질 확보 등을 위해 블록 용접·도장, LNG 운반선 화물창 용접, 배관 검사 등 90여종의 자동화 장비와 로봇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강재 절단공장의 무인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24시간 운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생산 자동화에 주력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사업협력을 계기로 △로봇 플랫폼 기술의 신뢰성 검증 및 실용성 확대 △자동화 전문인력 양성 △자동화 기술 산업재산권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 조선소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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