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펜타닐 관세 절반 낮출것" 미중회담 ‘마약-무역 맞교환’ 나선다

파이낸셜뉴스       2025.10.29 18:02   수정 : 2025.10.29 18: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 중인 '펜타닐(합성마약)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펜타닐 단속 협력을 조건으로 중국에 일부 무역 혜택을 부여하는 새로운 협상 프레임이 가동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에서 한국 경주로 향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관세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중국)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후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원료가 중국에서 공급돼 캐나다·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며 중국산 관련 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의 펜타닐 원료 수출 단속 강화를 조건으로 해당 관세를 절반인 1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펜타닐 화학물질의 해외 유출을 강력히 통제할 경우 관세 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 조치가 성사되면 중국산 제품 전체의 평균 관세율은 약 55%에서 45% 수준으로 낮아져 인도·브라질 등 주요 교역국과 유사한 수준이 된다. 이는 중국과 직접 무역 확대를 유도하면서도 동남아를 통한 '우회 수출'을 억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과 협정을 맺고 중국산 제품에 우회 관세 40%를 부과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문제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농산물 교역과 같은 경제 문제도 논의하겠지만 펜타닐은 반드시 다룰 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한 데 대해서도 "우리는 다시 시간을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라며 "희토류뿐 아니라 펜타닐에서도 큰 진전을 이룰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은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이며 우리는 함께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양국의 공조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대만은 대만이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내에 많은 반도체 제조사를 유치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반도체 생산기지의 미국 내 이전 성과를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 '블랙웰'을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 협력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블랙웰 칩 이야기를 할 것 같다"며 "이번 회담은 매우 중요하며 세계를 위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카시 파텔 국장은 펜타닐 단속 세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이 펜타닐 문제를 고리로 무역·기술 분야 협상을 병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주 정상회담이 미중 갈등 완화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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