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 5.6조 실현…비이자이익이 실적 견인
파이낸셜뉴스
2025.10.30 16:23
수정 : 2025.10.30 16:23기사원문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 등으로 올 4·4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둔화가 예상된다.
■4대 금융, 3분기 5.5조원 순이익
그룹별로 보면 △KB금융그룹 1조6860억원 △신한금융그룹 1조4235억원 △하나금융그룹 1조1324억원 △우리금융그룹 1조24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모두 분기 기준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아울러 4대 금융지주 합산 순이익은 5조5863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올 3·4분기 실적은 비이자이익 증가가 주효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각 그룹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수수료·트레이딩·보험이익 등 비이자 부문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방어했다. 보험과 카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고르게 개선됐다.
또 그룹별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보면 4대 금융지주 합산 15조115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이 5조12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 4조4609억원, 하나금융 3조4334억원, 우리금융 2조796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을 웃도는 실적으로,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우려에도 4대 금융 모두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수익 구조의 안정성도 개선됐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7~1.9% 수준으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11~13%로 견조했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대부분 13% 안팎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주주환원 강화도 공통된 흐름이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35원 늘어난 주당 9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고, 연중 자사주 매입을 병행했다. 신한금융은 주당 570원의 현금배당과 함께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92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으며, 우리금융은 주당 2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며 안정적 환원 기조를 유지했다.
■4분기 실적부터는 '우려'
문제는 4분기 이후다. 그동안 기업대출 확대와 비이자이익 증가로 방어해온 은행 실적이 대출총량 관리 강화,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등 복합적인 변수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권은 대출총량 한도에 근접한 상태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주요 가계성 여신은 지점별 취급 한도가 제한되면서 올 4·4분기부터 사실상 신규 대출 취급이 정체될 전망이다. 이는 금리 인하 시기와 겹치면서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은행권 순이자이익(NII) 감소로 번질 수 있다.
여기에 홍콩 ELS 사태에 따른 과징금 부담도 단기적인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홍콩 H지수 연계 ELS 손실과 불완전판매 문제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를 앞두고 있다. 과징금 규모가 확정될 경우, 관련 비용이 올 4·4분기 회계에 일시 반영돼 순이익을 깎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경기 둔화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오를 경우에는 부실여신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은행권은 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늘리며 보수적 회계로 전환하고 있어, 올 4·4분기 순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