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악원서 전통놀이 흠뻑 빠진 외국인들…"꿈이 현실로"
뉴시스
2025.11.01 16:23
수정 : 2025.11.01 16:23기사원문
경기아트센터, 'Feel Korea : Gugak Experience' 선보여 국악 공연 관람, 악기와 한복 체험…전통문화 경험
[용인=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국악원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즐겁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한국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꿈이 현실이 된 기분이에요."
1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경기국악원에는 루마니아, 말레이시아, 영국, 대만, 미국 등 5개국에서 온 외국인 34명이 전통공연과 전통놀이를 즐기며 한국문화에 흠뻑 빠져있었다.
이달 말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전통예술과 관광이 결합된 지역 특화형 문화 콘텐츠로, 국악 공연 관람, 악기와 한복 체험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첫 순서로 국악당 공연장에서 '그룹사운드 소쩍새'의 공연이 시작되자 관람객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으면서 공연에 빠져들었다. 소쩍새는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대중적인 음악을 만드는 가(歌)·무(舞)·악(樂) 종합단체다.
관람객들은 흥겨운 북, 장구, 꽹과리, 징 네 악기로 구성된 무대형 연희 '판굿'에 맞춰 박수를 치고 어깨를 들썩였다. 머리에 긴 상모를 달고 회전, 점프 등 역동적인 동작을 펼치는 '열두발상모놀이'가 진행될 때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또 원반 모양의 '버나'를 막대기에 올려 돌리는 '버나놀이', 사자탈을 쓴 두 사람이 사자 동작을 흉내내는 '사자놀이'도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유징(25)씨는 "K-팝을 좋아해서 한국음악을 많이 듣지만, 전통 악기 연주와 공연은 처음이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한국 문화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회사 동료들과 함께 왔는데, 민속촌에 갔다가 전통 공연을 볼 수 있어서 편리한 코스"라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뒤에는 국악당 앞에서 전통문화 체험이 이어졌다. 소쩍새 단원들이 직접 버나돌리기, 굴렁쇠 굴리기, 투호던지기 등을 가르쳐주자 외국인들은 주저 없이 참여했다.
특히 공연에서 선보였던 '버나놀이'가 인기를 끌었다. 외국인들은 저마다 막대기에 버나를 올려 돌렸다 떨어트렸다를 반복하면서 버나놀이를 즐겼다.
가족과 함께 경기국악원을 찾은 루마니아인 미르챠 마라치네아누(54)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경험이다. 그동안 해볼 수 없었던 그 이상의 경험"이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나는 한국 문화의 열혈 팬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좋아하고, 특히 사극에 관심이 많아서 20년 넘게 사극을 봤다. 영화나 드라마 사극에서만 보던 전통놀이 투호, 버나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게 전통놀이를 가르쳐주던 소쩍새의 태평소 연주자 성상윤(33)씨는 "외국인들이 전통공연을 보고,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오늘 경기국악원에 방문한 분들이 한국과 전통 문화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기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전통놀이를 즐긴 뒤 포토존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서 경기국악원의 가을을 만끽했다.
김상회 경기아트센터 사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아트센터를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교류 콘텐츠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한다. 올해의 시범운영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보다 완성도 높은 상설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세계에 한국 전통예술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아트센터와 경기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기국악원 홍보를 위해 지난 9월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국악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글로벌 문화교류 콘텐츠로 발전시킬 전망이다.
올해 시범운영을 통해 프로그램의 운영모델, 참가자 반응, 시장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상설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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