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준비과정 우여곡절 있었지만, 성공 마무리…"모두가 주인공"

연합뉴스       2025.11.02 07:02   수정 : 2025.11.02 07:02기사원문
작년 6월에야 개최도시 결정…준비시간 부족에 정치혼란 등 잇단 난관 극복 APEC 효과 7조4천억원 추산…효과 극대화 후속 논의 본격 착수

[APEC결산] ③ 준비과정 우여곡절 있었지만, 성공 마무리…"모두가 주인공"

작년 6월에야 개최도시 결정…준비시간 부족에 정치혼란 등 잇단 난관 극복

APEC 효과 7조4천억원 추산…효과 극대화 후속 논의 본격 착수

APEC 갈라 만찬 (출처=연합뉴스)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행사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결국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서 각국 정상 등 주요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행사를 준비한 정부·지자체, 진행요원, 자원봉사자, 경주시민 모두가 주인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차은우 갈라만찬 문화공연 사회 (출처=연합뉴스)


◇ 4월에야 시설 공사 시작…숨 가빴던 준비 과정

올해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리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가 확정된 것은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23차 APEC 정상회의 때.

경북도와 경주시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7월 공식적으로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2024년 6월 국내 경쟁 도시들을 따돌리고 행사 유치를 확정했다.

애초 인천, 제주와 경쟁하던 경주는 중소도시여서 숙박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경주 개최 결정 이후에는 준비 기간이 16개월로 비교적 짧아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 대선 등 국내 정치적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실제 APEC 행사를 위한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 등 4개의 주요 시설물 공사는 4월부터 6월 사이에 시작됐다.

이 때문에 9월 말에서야 대부분 시설물 공사가 끝났고 행사 직전까지 주차장 포장, 인테리어 작업, 집기 설치 등 작업이 진행되는 숨가쁜 과정이 이어졌다.

정부와 경북도·경주시는 준비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해 기존 시설을 이용하고 비교적 간결한 시설물을 짓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드래곤, 갈라 만찬 문화공연 (출처=연합뉴스)


◇ 크루즈 '선상 호텔' 활용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행사 직전인 지난달에는 정상회의 만찬장이 경주박물관에서 인근 라한셀렉트 경주호텔로 변경됐다. 더 많은 인사를 초청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였다.

이 때문에 '천년미소관'이란 이름으로 새로 지은 경주박물관 APEC 행사장은 한때 무용지물로 전락할 뻔했으나 실제 APEC 행사 기간에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장으로 이용되는 등 쓰임새를 증명했다.

APEC 행사시설과 달리 숙박시설 공사는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경주지역 12개 주요 호텔은 적게는 50억원, 많게는 1천700억원을 들여 각국 정상을 위한 PRS(정상급 숙소) 35개를 만들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 4천463개, 10㎞ 이내에 1만2천812개의 숙소를 준비했다.

이와 별도로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주와 가까운 포항 영일만항에 대형 크루즈선 2대를 띄워 각국 최고경영자(CEO)가 묵을 숙소로 활용했다.

APEC 정상 배우자들과 불국사 찾은 김혜경 여사 (출처=연합뉴스)


◇ "불편해도 괜찮아" 시민·자원봉사자 한마음…사회단체, 기습 시위

김민석 국무총리는 취임 이후 APEC 행사 전까지 8차례 방문해 행사 준비 상황을 점검했고 여야 정치권도 연이어 방문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중앙부처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경찰, 소방, 해경 등 공직자와 함께 자원봉사자, 경주시민이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섰다.

자원봉사자들은 식당이나 행사장 곳곳에 배치돼 통역이나 안내를 맡았고 경주시민들은 교통 불편에도 큰 민원을 제기하지 않고 역사적인 행사의 성공을 묵묵히 도왔다.

행사 기간 기습 시위 등 돌발 상황도 벌어졌다.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경주박물관 인근에서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기습 시위를 벌였고 같은 날 오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숙소 주변에서 반트럼프 시위대가 기습 시위를 했다.

30일 김해 공군기지 인근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환영 집회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보수 성향 유튜버 3명이 체포됐다.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치맥회동' (출처=연합뉴스)


◇ APEC 효과 7조4천억원 추산…행사효과 극대화 후속 논의

대한상의가 딜로이트 컨설팅과 공동 분석한 결과 올해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7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 활성화와 내수 소비 활성화 등이 포함된 단기 직접 효과는 3조3천억원으로, 경제·사회적 편익 등 중·장기 간접효과는 4조1천억원 수준으로 각각 분석됐다.

정부와 경북도·경주시는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 문화, 관광 효과를 누리기 위한 후속 작업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당장 경북도와 경주시는 APEC 행사가 끝난 뒤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화백컨벤션센터 3층 시설물을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경제전시장으로 옮겨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APEC 기념관이나 기념정원으로 바꿀 계획이다.

국제미디어센터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와 연결 통로를 새롭게 건립해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경주박물관 내 '천년미소관'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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