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1분 검토·앱 즉시 개선"...GS칼텍스, AIU로 '일하는 방식' 확 바꿨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2 12:28
수정 : 2025.11.02 12:28기사원문
계약서 검토 시간 90% 절감
고객 VOC 주기적 개선 체계도
챗봇부터 고객 앱까지 AI 확산
[파이낸셜뉴스] "한 달 평균 15건 넘는 계약서를 검토합니다. 인공지능(AI) 시스템 덕분에 조항 비교나 오류 탐지 작업이 이제는 1~2분이면 끝납니다."
10월 3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제3회 딥 트랜스포메이션 데이(DT Day)' 행사에서 천성환 GS칼텍스 원유부문 책임은 이같이 말했다
그 결과 계약서 검토 소요 시간은 기존 최대 1시간에서 90% 이상 줄어든 1~2분 수준으로 단축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장 직원들의 자발적인 제안으로 시작됐다. 원유 부문 직원들이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페인 포인트)을 스스로 발굴한 뒤 이를 디지털랩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 개발하는 방식이다. 천 책임은 "반복되는 단순 업무부터 자동화를 시작해 점차 고도화된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AI·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교육을 받은 뒤 실제 업무에 맞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DT Day는 GS칼텍스의 디지털·AI 전환(DAX) 전략에 따라 열리는 사내 행사로 임직원들이 각 부서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소통하는 자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20여개 전시 부스가 운영됐으며 부서별 AIU 적용 사례와 성과가 공유됐다.
GS칼텍스는 AIU 기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업무 전반의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임직원들은 각 부서에 특화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업무 자동화는 물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략기획실 산하 AI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튜디오 발랄'은 AIU를 활용해 홍보 콘텐츠 제작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AIU 영상 제작 툴을 실험적으로 도입한 결과, 기존 외주에 의존하던 작업을 사내에서 자체 제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AI 전환은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제작 리드타임 단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현상 PR2팀 책임은 "3분 분량의 영상을 외주 제작할 경우 건당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AIU를 활용하면서 사실상 추가 비용 없이 제작이 가능해졌다"며 "기존에는 한 달 이상 걸리던 영상도 이제는 일주일 안에 유사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가 운영하는 간편 주유 결제 애플리케이션 '에너지플러스'는 고객 경험 중심의 운영 방식을 도입하며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AIU를 활용한 고객의 소리(VOC) 분석과 민첩한 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주요 기능 개선이 2~3주 단위로 이뤄지는 점이 특징이다.
정재호 GS칼텍스 고객전략팀 책임은 "과거에는 고객 불만이 쌓여도 개발 인력 한계로 개선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영향도가 큰 불편 사항부터 우선 해결하고 이후 고객 피드백을 다시 앱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유연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S칼텍스 M&M 본부는 하루 약 700건에 달하는 VOC를 AIU 솔루션과 연동해 △6가지 의도 △64개 기능별로 자동 분류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도출된 인사이트는 즉시 개선 과제로 반영하고 앱 속도 저하나 쿠폰·포인트 적용 오류 등 주요 불편 사항은 우선순위를 높여 빠르게 개선했다.
최근에는 사용자경험(UX)과 인터페이스(UI) 개선에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도입됐다. A/B 테스트(두 가지 버전을 무작위로 제공해 사용자 반응을 측정하는 테스트)와 히트맵 분석 등 디지털 분석 도구를 활용해 고객 반응을 정량화하고 이를 토대로 화면 구성과 사용자 흐름을 최적화했다. 이러한 성과는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 수상으로도 이어지며 주유 앱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허세홍 사장이 직접 참석해 임직원들과 함께 부스를 둘러보며 'AI 중심의 일하는 방식 전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허 사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우리의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을 바꾸는 동료"라며 "AI를 기반으로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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