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지가 생활·생태공간으로...수도권매립지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2025.11.02 12:49
수정 : 2025.11.02 12:55기사원문
【인천=이유범 기자】지난달 30일 찾은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쓰레기매립지는 복원한 곳과 여전히 매립하고 있는 곳이 함께 있는 이 곳은 쓰레기 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던 부지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국화밭, 골프장이 자리잡았다.
1600만㎡, 여의도의 5.5배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는 겉으로 보면 마치 공원같은 모습을 보인다.
1매립장 옆, 과거 석탄재가 묻혔던 부지는 야생화단지가 돼 있었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의 한 곳이기도 하다. 방문한 이날은 마침 국화꽃축제가 한창이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가족단위 관광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도권매립지공사에 따르면 골프장·야생화단지·체육시설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93만5797명으로, 2023년(58만8515명)보다 1.6배 가까이 늘었다. 폐기물 매립지였던 곳이 이제는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뀐 셈이다. 실제로 이 체육시설에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수영·수구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3매립장에서는 여전히 매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커다란 덤프트럭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오가고, 중장비들이 쓰레기를 흙으로 덮고 있었다. 작업 과정에서 살수차가 함께 동원되고 있었는데 이는 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2매립장과 3-1매립장 사이에는 발전소가 있다. 매립된 폐기물이 썪으면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50메가와트(MW)급 발전소다.
이 시설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05만8442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했다. 지난해 발전량은 18만8736MWh로, 설비용량 50MW임 감안하면 하루 평균 약 10시간가량 가동된 셈이다. 18만8736MWh는 4인 가구(연간 전력소비량 4000kWh) 기준 약 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러한 노력은 새로운 글로벌 환경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사는 2021년부터 몽골과 울란바토르시 매립장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협력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볼리비아 등 총 8개국에 기술이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월에는 온실가스 감축 역량을 인정받아 국제감축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은 기술지원, 투자, 시설 설치를 통해 국외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감축실적을 국내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사업 전담기관 12곳을 지정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악취, 환경안전사고, 침출수 방류를 방지하고 수도권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는 등 경제적 성과도 거둬 해외 각국에 한국의 환경기술을 자랑하는 표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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