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6천년 유물 담은 대박물관 드디어 개관…투탕카멘 황금마스크 한자리에

파이낸셜뉴스       2025.11.02 13:02   수정 : 2025.11.02 13:02기사원문
6천년 문명을 집대성한 단일문명 최대 박물관 개관 의미
루브르·대영박물관과의 상징적 경쟁 구도
투탕카멘 황금마스크·쿠푸 목조선 등 대표 유물 공개
문화외교를 통한 국가 브랜드 재건 시도



[파이낸셜뉴스] 20년간의 공사 끝에 이집트 6000년 역사의 유물 10만여점을 소장한 이집트 대박물관(GEM)이 1일(현지시간) 정식 개관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로 유명한 기자 지역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단일 문명에 헌정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고학 시설이다.

기자 피라미드에서 약 1.6㎞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박물관은 총면적 50만㎡로, 공사비만 10억달러(약 1조4300억원)에 달했다.

피라미드를 본뜬 삼각형 유리 외관의 입구에는 높이 11.3m, 무게 83t의 람세스 2세 화강암 석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약 3200년 전 제작된 이 석상은 고대 이집트의 상징적 유산으로 꼽힌다.

1922년 발굴된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장례용 침대, 전차, 황금 왕좌 등 5000여점의 유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상징적 유물인 황금 마스크도 일반에 공개됐다. 또 피라미드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쿠푸 왕의 부장품인 4500년 된 목조선도 주요 전시물로 포함됐다.



박물관의 유물 상당수는 1902년부터 운영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의 이집트 박물관에서 옮겨왔다. 룩소르·민야·소하그·파윰·델타·알렉산드리아 등 전국 각지의 박물관에서도 귀중한 유물이 이전됐다.

이집트 대박물관은 2만4000㎡ 규모의 상설전시관과 어린이 박물관, 교육시설, 보전센터를 갖추고 있다. 12개 갤러리에는 기원전 5000년경 선사시대부터 기원후 400년경 로마시대까지의 유물이 시대별·주제별로 전시됐다. 전시 유물만 5만점에 달한다. 혼합현실(M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전시 시스템도 도입됐다.

2005년 착공된 박물관은 2011년 '아랍의 봄' 봉기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며 3년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10억달러가 투입돼 완공됐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개관이 수차례 연기됐다. 다만 일부 전시관은 '제한적 개방' 형태로 지난 1년간 하루 5000∼6000명 수준의 관람객을 받아왔다. 이번 정식 개관으로 관람객 규모는 하루 1만5000명, 연간 500만명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개막식에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세계 70여개국의 지도자·왕족이 참석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엑스(X)에 "이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인의 천재성과 현대 이집트인의 창의력이 결합된 새로운 랜드마크"라며 "문명과 지식을 사랑하는 이들을 한데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대박물관을 관광산업 부흥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정부는 피라미드·스핑크스 일대 정비와 함께 박물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신속도로를 개통하고 지하철 노선도 건설 중이다.


이집트는 지난해 관광객 1570만명을 유치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800만명, 2032년까지 연간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집트 국영매체 알아람 위클리는 "이집트 대박물관은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의 복제물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이집트의 대응"이라며 "제국주의의 산물이 아닌 진정성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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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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