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음극재로 배터리 판 흔든다"...HS효성, 유미코아 핵심사업 전격 인수

파이낸셜뉴스       2025.11.03 13:44   수정 : 2025.11.03 13:44기사원문
울산에 1조5000억 투자
공급망 강화·리쇼어링 가속



[파이낸셜뉴스]HS효성은 지난달 31일 벨기에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Umicore)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실리콘 음극재 생산설비를 구축하며 국내 배터리 공급망 고도화에 나선다.

HS효성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조현상 부회장이 직접 주도한 결정이다.

조 부회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유미코아와 수차례 접촉하며 협상을 이끌었으며 최근까지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 등 바쁜 일정 속에서 거래 성사를 위해 직접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 부회장은 평소 원천기술과 지적자산 중심의 고부가 포트폴리오 구축을 강조하며 인공지능·디지털전환(AX·DX)·피지컬 AI 등 미래 기술 분야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유미코아 인수 역시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확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유미코아는 100년 이상 역사와 첨단소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반도체 △촉매 △항공우주 △방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 대량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향후 5년 내 울산에 최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 특히 이번 투자는 해외로 이전했던 소재 사업을 다시 국내로 되돌리는 리쇼어링 사례로 평가된다.

HS효성 관계자는 "국내에 고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배터리 핵심 소재의 자립도를 높여 반도체·조선·방산 등 국내 전략산업 전반의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이상 높아 전기차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어 배터리 혁신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다.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이 차세대 소재로 실리콘 음극재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이 지난해 5억달러에서 오는 2031년 47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NE리서치는 2035년 시장 규모가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HS효성은 기존 타이어코드, 첨단 모빌리티 소재 외에도 AI·탄소섬유·항공우주·방산·에너지 소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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