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주 오던 딸이 준비한 '효도관광' 첫날이었다…日 모녀 덮친 비극
파이낸셜뉴스
2025.11.04 07:49
수정 : 2025.11.04 07:49기사원문
'소주 3병' 만취 운전자에 치여 모친 사망
일 언론 "한국 음주운전 사고, 일본의 6배"
[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자에게 치인 일본인 모녀가 ‘효도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은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평소 즐겨 찾던 한국, 어머니 모시고 ‘효도관광’ 왔다가 참변
이 사고로 50대 어머니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30대 딸은 무릎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들은 일본 오사카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날 입국 후 동대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쇼핑을 마친 뒤 낙산 성곽길을 보러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특히 이번 여행은 평소 한국을 자주 찾던 30대 딸이 '효도관광' 목적으로 준비한 여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들의 가족은 오는 4일 입국해 가족 간 논의 후 장례 절차를 결정할 예정이며, 딸은 어머니의 시신을 일본으로 운구하길 원하나 1500만원 상당의 비용 문제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日 언론 “한국, 작년까지 5년간 음주운전 사고 7만건…일본의 6배”
일본 TV아사히는 “서울 시내 관광 명소에서 일본인 여성 관광객이 음주운전 차에 치여 사망했다”고 이번 사고를 전하며 한국에서 음주운전이 다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V아사히는 “이번 사고는 ‘잠들지 않는 도시’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의 한 교차로에서 일어났다”며 “새벽까지 영업하는 의류 쇼핑몰과 시장이 늘어선 곳이라 심야에도 쇼핑을 즐길 수 있어 일본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명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음주운전이 다발하고 있으며 수치는 일본의 6배다. 작년까지 5년간 음주운전 사고가 7만건 이상 일어났고 사망자도 1000여명에 달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며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인구는 절반 정도이나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는 6배를 넘어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한국 경찰청은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나, 그래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처벌에 관한) 법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서울 시민들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도 “서울의 인기 관광 명소에서 벌어진 설마하는 사고에 일본인 관광객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는 자국 관광객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인근 식당에서 소주 3병을 마셨으며 자신이 운전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검찰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해 사고 경위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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