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착공 16%·기성 18.5% 급감.. 내년 건설수주 231조2000억 전망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4:00   수정 : 2025.11.04 14:00기사원문
상반기 저점·하반기 완만한 회복
"공공수주 확대에도 민간 회복 더딜 것"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건설 착공과 기성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공공부문 발주 증가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은 4일 열린 '2026 건설·자재·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올해까지 이어진 투자 부진이 내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산연에 따르면 1월부터 8월까지 건설수주는 13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지만, 건축 착공면적은 같은 기간 16% 줄었다.

건설기성(공사 진행 실적)도 74조1000억원으로 18.5% 감소해 2024년 5월 이후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공사비 상승과 자금 경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사 강화가 맞물리면서 실물투자가 지연되고 내수 위축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4% 증가한 231조2000억원, 건설투자는 2% 늘어난 270조원으로 전망했다. 공공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확대가 수주 증가를 견인하겠지만, 민간 건축 부문은 공사비 부담과 수요 부진으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부문이 버팀목 역할을 하겠지만, 고비용·고금리·규제 강화로 민간의 투자 여력이 크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침체가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PF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4.3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8월 기준 131.0으로 상승세가 지속됐으며, 건설업 차입금 평균 이자율도 5.07%에 달했다. 건산연은 "민간주택 경기의 회복 지연과 금융 불확실성이 건설투자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며 "단기적 부양책보다 산업 구조개혁과 기술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산연은 현재의 경기 침체를 단순한 순환 국면이 아닌 구조적 위기로 진단했다. 2020년 이후 건설투자는 4년 연속 감소했고, 인력 고령화와 저가 경쟁 중심의 시장 구조가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낮은 생산성과 인력 고령화가 공급 불안정성을 키우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내재화, 스마트건설 확산, 노후 인프라 재정비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향후 건설투자의 방향으로 △미래 수요 대응(도심 지하화, 디지털 인프라 확충 등) △산업생태계 혁신과 기술 내재화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제시했다. 아울러 공공부문 정상화와 SOC 예산 확대가 내년 하반기 경기 반등의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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