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이 개발제품으로 둔갑하고 재료비 10배 뻥튀기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4:02
수정 : 2025.11.04 14:02기사원문
5년간 9곳에 1.7조 투입된 RIS 사업
울산·경남, 충북, 전북 등 3곳만 점검
940건·408억 부적정 집행 사례 적발
[파이낸셜뉴스] 지난 5년간 1조7000억원이 투입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이 진행되고 있는 9곳중 3곳만 점검한 결과, 408억원에 해당하는 총 940건의 부정 집행 사례가 적발됐다. 수입품이 개발한 제품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연구개발 재료를 구입하는데 10배 뻥튀기해 허위 기재하기도 했다. 또한 입찰이나 계약을 가족 업체와 담합하기도 했으며, 사업과 관련 없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는데 사업비를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교육부가 합동으로 RIS 사업이 진행중인 울산·경남, 충북, 전북 등 3곳의 운영실태 점검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으로 연구집행 관련 7억9000만원을 환수하고 7개 사례를 수사의뢰했다. 또 입찰·계약 위반 3개 사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으며, 예산관리 부정 사례는 4500만원을 환수했다.
RIS 사업은 그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지금까지 외부 집행 점검이 없었다. 이번 점검은 지난 2024년 7월부터 예비점검을 시작해 올해 3~5월까지 본 점검을 실시했다.
교육부 측은 "이번 점검에서 밝혀진 문제점을 파악하고 9곳 전체의 정밀진단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로 확대·개편되는 점을 감안해 위법·부적정 집행사례의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예산 누수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위반 사례를 살펴보면, 기존 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거래처로부터 '페이백' 받는 등 허위 재료비를 청구해 편취한 사례가 72건에 달했다. 한 기업은 수입한 자율주행 농기계를 새로 개발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거래처에 부품을 개별 구매하는 것으로 꾸며 허위 재료비 지급했다. 또 한 교수는 교내 입점 업체에 재료비를 결제하고, 실제로는 해당 업체를 '구매 대행'처럼 이용해 아이폰, 무선청소기, 발마사지기 등 개인물품을 구매했다.
이와함께 민간업체 I, J, K는 대표자가 서로 가족관계에 있는 사실상 하나의 업체로서, 37건의 입찰에 대해 둘씩 짝지어 입찰하면서 번갈아 계약 체결했다. 이외에도 도서관 리모델링, 홍보 전광판 설치, 고가 기념품 구매 등 RIS 사업과 직접 관련 없이 사실상 대학교 예산 보조로 활용한 사례도 58건에 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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