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이모' 채용합니다"…中 항공사, 기혼여성 승무원 공고 논란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5:32   수정 : 2025.11.04 15: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항공사가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객실 승무원을 채용하며 '항공 이모(air aunties)'라는 호칭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최초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춘추항공(Spring Airlines)은 '항공 이모'라는 이름으로 25세에서 40세 사이 여성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혼이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을 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원 자격은 신장은 162~174㎝에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이며, 서비스 직종 경력자는 우대한다.

중국 내 항공사들은 보통 18~25세의 젊은 미혼 여성을 중심으로 승무원을 채용해 왔다.

춘추항공 채용 담당자는 이번 채용에 대해 "'항공 이모'들은 풍부한 인생 경험과 공감 능력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와 노년층 승객을 더 잘 돌볼 수 있다"며 "이번 조치가 여성들에게 더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 이모'라는 명칭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여성에게 매우 무례한 호칭이다. 나이가 많고 결혼했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있다", "'이모'라는 단어는 가정적인 색채가 강해 남편과 아이를 돌보는 전통적인 주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춘추항공 측은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기혼자와 미혼자를 구분하기 위한 내부 명칭일 뿐 업무, 급여, 경력은 다른 승무원들과 동일하다"고 해명했다.

또 '항공 이모'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1990년대 중국 민간항공업계가 섬유공장에서 해고된 여성 노동자들을 승무원으로 채용하면서 처음 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춘추항공은 현재 88명의 '항공 이모' 승무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74%를 이미 관리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