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커지는 美 'K자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8:18
수정 : 2025.11.04 18:17기사원문
美기업 3분기 실적 보니
고소득층 소비 더 늘리고
저소득층 지출 크게 줄여
미국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발표로 미 경제 이분화가 확인되고 있다. 부유층은 소비를 더 늘리고, 저소득층은 인플레이션과 불안한 고용 전망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가 상승, 확장하는 부문은 성장이 강화되고, 대신 하강하는 분야는 약세가 강화되는 이른바 'K자' 형태의 분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극화로 인해 결국 미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고소득층은 점점 소비를 늘리는 반면 저소득층은 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특히 필수품 가격 상승으로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저소득층은 이날로 34일째로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 충격도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 고용 불안, 연관 소비 둔화 충격이 저소득층을 덮쳤다. 반면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이들은 증시와 집값 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JP모건의 '생활비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소득 소비자들의 내년 경제 전망은 지금보다 더 밝다. 3·4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서 K자 형태로 미 경제가 이분화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주 멕시코 음식 레스토랑 체인 치폴레는 자사 고객층의 약 40%를 차지하는 연소득 10만달러 미만 소비자들이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으로 매장 방문을 줄였다고 밝혔다. 매장 방문객 수가 3·4분기에 0.8% 감소했다.
코카콜라의 3·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가격이 센 '토포치코' 생수와 '페어라이프' 단백질 셰이크가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프록터앤드갬블(P&G)도 비슷했다. P&G는 부유층 고객들이 대형 포장 제품을 파는 회원제 소매점에서 소비를 확대했지만 저소득 고객들은 소비를 대거 줄였다고 밝혔다.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켐친스키는 9월 CNBC와 인터뷰에서 가격 대비 효용이 높은 '밸류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이는 '2개 등급으로 나뉘 경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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