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내전 통제불능…'피스메이커' 트럼프 중재 들어가나
연합뉴스
2025.11.05 09:43
수정 : 2025.11.05 09:43기사원문
미국·아랍권 평화안 마련…백악관 "적극적으로 개입중" 수만 죽고 1천200만 피란…최근 민간인 학살 등 참사 속출
수단 내전 통제불능…'피스메이커' 트럼프 중재 들어가나
미국·아랍권 평화안 마련…백악관 "적극적으로 개입중"
수만 죽고 1천200만 피란…최근 민간인 학살 등 참사 속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아프리카 수단의 내전이 격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가 개입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통제불능 진단과 함께 우려만 쏟아내는 상황에서 '글로벌 피스메이커'를 자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수단 정부군은 일단 미국이 제안한 3개월 휴전안을 받아들일지 검토에 나섰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뜻을 함께하는 이집트가 현재 휴전 제안을 수락하도록 수단군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수단 정부군은 안보·국방 위원회를 소집해 이와 관련한 계획을 논의했다.
소식통들은 전투를 계속할지 아니면 미국의 휴전 제안을 수락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수단의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은 미국과 아랍국들이 제시한 휴전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 9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수단 평화 계획에 합의하고 수단군과 RSF에 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왔다.
이 평화 계획은 3개월간 인도적 휴전을 시작하고 나중에 영구적 휴전과 9개월간의 과도기를 거친 뒤 민간인 정부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제사회는 내전 당사자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으로 휴전과 같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시각이다.
그러나 수단 정부군 내부에서는 미국 등이 마련한 평화계획에 대해 반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날도 수단 내전과 관련해 자국이 중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수단의 참혹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인도주의 위기뿐 아니라 장기적 정치 난제까지 다루는 협상 기반의 평화 프로세스를 주도하려고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제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수단도 다른 분쟁과 마찬가지로 현지의 복잡다단한 갈등 구조 때문에 평화적 해결이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리카 담당 선임고문인 마사드 불로스는 교착을 풀기 위해 수단 군부 1인자 압델 파타 알부르한을 지난달 이집트에서 만났다.
불로스는 수단 정부군이 휴전을 약속하고 이행하면 수단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수단 광물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 불안을 겪은 수단에서는 2023년 4월부터 정부군과 RSF 사이에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내전으로 지금까지 수만 명이 숨졌으며 피란민은 1천200만명에 이른다.
격전이 통제불능에 빠지면서 앞으로 참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수단 정부군은 동부와 북부·중부 권역을, RSF는 서부와 남부 권역을 각각 통제하며 대치해왔다.
RSF는 최근 정부군을 몰아내고 서부 요충지 알파시르를 장악해 세력 권역을 확고하게 굳히면서 내전 장기화를 예고했다.
알파시르가 반군에 넘어간 이후 현지에서는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 속속 나와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사회개발정상회의(WSSD)에서 "지난 주말 RSF가 알파시르에 진입한 이후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민간인 수십만 명이 포위 공격에 갇혀 영양실조, 질병, 폭력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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