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에 코스피 '휘청'…증권가 "추세적 하락장 아니다"
연합뉴스
2025.11.05 13:55
수정 : 2025.11.05 13:55기사원문
글로벌 IB CEO들 '美 기술주 고평가' 언급에 매도세 촉발 "과거 강세장 때도 강한 가격 조정…이익 전망·정책 모멘텀 양호"
AI 거품론에 코스피 '휘청'…증권가 "추세적 하락장 아니다"
글로벌 IB CEO들 '美 기술주 고평가' 언급에 매도세 촉발
"과거 강세장 때도 강한 가격 조정…이익 전망·정책 모멘텀 양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으로 불거진 미국 기술주 삭풍에 5일 코스피가 한때 3,900선까지 내주면서 '검은 수요일'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장을 견인한 기술주의 과대평가 가능성이 나오면서 매도세가 촉발된 가운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중장기적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증권[016360] 리서치센터는 이날 내놓은 '국내 긴급 시황: 시장 하락 배경 점검과 전망' 보고서에서 "오늘 국내 증시는 장중 5%대 하락세를 보였다"며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2.37% 하락 마감했던 코스피는 AI 거품론이 더해지며 이날 한때 전장보다 6.16% 급락한 3,867.81까지 밀렸다. 장중 코스피·코스닥 사이드카가 잇달아 발동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증시 조정 배경에 대해 "AI 관련 기술주들이 최근 증시 강세를 견인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업의 막대한 AI 투자 규모 대비 수익화가 언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전일 AI 주가 고평가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술주 위도의 매도세가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는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향후 12∼24개월 내 10∼20%의 증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같은 행사에서 거시경제 악영향에 따른 것이 아닌, 10∼15%의 조정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런 시각에 가세했다.
간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86.09포인트(2.04%) 내린 23,348.64에 마감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왜 떨어지나? 뭐가 떨어지나?' 보고서에서 ▲ 장기 상승 후 조정 가능성 재개 ▲ 팰런티어 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 ▲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CEO의 조정 가능 시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봤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미국발 AI 버블 우려를 반영하며 대형주에서 일제히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국내 증시가 추세적인 하락장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대를 이뤘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1998∼1999년 코스피 단기 가격 조정도 평균 -12%로, 강세장에서도 생각보다 강한 가격 조정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면서 "코스피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285조4천억원으로 10주 연속 상승했고 유동성 장세는 이익 추정치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 시 강세장 기조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중장기 조정 국면으로의 진입은 아닐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이 양호하고 10월 반도체 수출과 메모리 반도체 단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의 견조한 이익 모멘텀(동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원 연구원은 그동안 많이 올랐던 업종에서 조정 흐름을 보이는 점을 주목하면서 "연내 자사주 의무 소각을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정책 모멘텀도 이상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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