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리조트서 ‘단기 고수익’ 투자사기 조직...54명 검거
파이낸셜뉴스
2025.11.06 12:19
수정 : 2025.11.06 12:19기사원문
다국적 투자사기 조직...229명 피해, 194억 편취
중국인 총책, 콜센터·세탁팀 등 기업형 구조
가명 '승리' 한국인 관리책 베트남서 국내 송환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 현지에서 '단기간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속여 194억원을 편취한 금융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공모주 투자로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내세워 투자금을 가로챘다. 해외 금융회사 투자전문가를 사칭해 무료 리포트를 제공하고, 자체 제작한 가짜 주식매매 앱을 통해 피해자 229명으로부터 194억원을 편취했다.
조직은 중국인 총책을 중심으로 한국인·태국인 등 다국적 인력을 고용해 본사·운영팀·콜센터·세탁팀 등으로 분업화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리조트 전체를 임차해 사무실과 숙소로 쓰며 기업형 구조로 운영했다.
이들은 캄보디아·태국 국경 인근에 '범죄단지'를 형성해 인터넷망과 이동 편의성을 활용했다. 리조트를 옮겨 다니며 4개 글로벌 금융회사를 사칭했고, 수백명이 합숙하며 콜센터를 운영했다. 조직 내부에선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가 차등 지급됐고 일부에는 징벌성 통제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콜센터 직원 다수는 '해외 고액 알바'에 현혹된 20~30대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소액 수익을 돌려주며 신뢰를 쌓은 뒤 "추가 투자 시 더 큰 수익이 난다"고 유도했다. 일정 금액이 모이면 앱을 폐쇄하고 사라지는 '돼지도살' 수법을 사용했다.
자금세탁은 '롤링'이라 불리는 다단계 구조로 진행됐다. 피해금은 대포통장과 법인계좌, 현금, 가상자산, 해외 전자지갑으로 옮겨져 추적이 어려웠다. 경찰은 관련 계좌를 확인해 2억 원 이상의 출금을 막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합동작전으로 조직원 2명을 검거했으며, 지난 5월 베트남에서 '승리'로 불린 한국인 관리책 A씨(37)를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캄보디아 등지의 범죄단지는 사실상 해외판 '사기 산업단지'로 단기간 고수익·원금보장 광고는 대부분 해외 조직이 개입한 사기"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연말까지 '해외 스캠 범죄 특별 자수·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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